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차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위장약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CJ헬스케어의 ‘케이캡’과 경쟁을 준비한다.
전 사장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의 치료범위를 넓혀 나가는 방법으로 케이캡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2020년 출시를 목표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의 품목허가 심사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진행하고 있다.
펙수프라잔은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의 치료제로 칼륨 이온과 몸 안에서 위산을 만드는 양성자펌프의 결합을 방해해 위산이 분비되는 것을 억제한다.
현재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많이 사용되는 양성자펌프 억제제 계열 약물(PPI)을 대체할 치료제로 꼽힌다.
전 사장은 펙수프라잔이 대웅제약의 항궤양제 ‘알비스’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기대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발암물질이 검출된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에 판매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라니티딘 성분을 포함한 알비스 판매가 9월부터 중단됐다.
대웅제약은 알비스 판매 중단으로 연매출 600억 원 정도의 공백이 발생해 타격을 받고 있다. 알비스는 지난해 매출 584억 원을 내며 대웅제약 전체 매출의 6.2%를 차지했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이 라니티딘 이슈에 대비해 펙수프라잔의 판매허가를 신청한 것”이라며 “펙수프라잔이 상용화되면 라니티닌시장의 일부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펙수프라잔은 먼저 시장에 진입한 CJ헬스케어의 케이캡과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펙수프라잔과 같은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로 허가를 얻은 치료제로는 케이캡과 다케다제약의 ‘보신티’가 있다. 보신티는 4월 허가를 얻었지만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케이캡은 올해 3월 발매된 뒤 10월까지 원외처방액으로 187억 원을 내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게다가 라니티딘 이슈로 반사이익을 얻어 시장 장악력을 한층 높였다.
전 사장은 펙수프라잔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품목허가를 받은 뒤에도 치료제의 적응증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펙수프라잔은 식도 점막이 허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으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케이캡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뿐만 아니라 식도 손상이 없는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위궤양을 적응증으로 가지고 있다.
후발주자인 펙수프라잔이 케이캡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면 케이캡보다 더 많은 적응증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
대웅제약은 이에따라 현재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스테로이드소염제(NSAIDs) 3종과 병용요법 등의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펙수프라잔의 후속 임상이 끝나면 순차적으로 적응증을 추가해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 사장은 “펙수프라잔을 ‘같은 계열에서 가장 좋은 약물(Best-in-Class)’로 개발하기 위해 후속 적응증과 차별화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