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그룹의 최고인사책임자이자 샤오웨이금융그룹 CEO인 펑레이가 마윈 회장의 유력한 후계자로 주목받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마윈 회장이 최근 ‘여성파워’에 대해 언급하면서 마 회장이 그동안 후계자로 지목해 온 펑레이가 중국 재계에서 또 다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마윈이 점찍은 알리바바 2인자 '여장부' 펑레이는 누구?  
▲ 펑레이 알리바바그룹 최고인사책임자 겸 샤오웨이금융그룹 CEO.
마 회장은 지난 5월 알리바바가 주최한 ‘제 1회 글로벌 여성 창업자 대회’에 참석해 “알리바바 고속성장에 여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과거 남성들이 주도한 무대에 등장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사업초기부터 펑레이 최고인사책임자(CPO), 다이산 최고고객담당자(CCO), 장팡 등 여성 중역에 알리바바그룹의 막대한 임무를 맡겨 왔다.

펑레이는 알리바바그룹 권력구조에 능통한 내부인사들로부터 마 회장의 뒤를 이을 유력한 후계자로 불린다.

펑레이는 중국의 ‘철의 여인’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펑레이는 올해 41세로 평범한 교사에서 세계 여성갑부 3위에 오른 인물이다.

펑레이는 최근 포브스가 선정한 ‘2015년 아시아 재계 권위있는 여성 50인’ 가운데 8위로 이름을 올렸다.

마 회장은 2013년 5월 알리바바그룹의 온라인쇼핑몰인 ‘타오바오몰’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CEO직을 사임했다.

마 회장은 펑레이를 후임으로 선임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투톱’ 경쟁체제를 만들었다. 알리바바그룹 CEO 자리에 루자오시 당시 최고 데이터책임자를, 인터넷금융회사 ‘샤오웨이금융그룹’ CEO로 펑레이를 임명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마 회장은 알리바바그룹의 지급대행시스템인 ‘알리페이’도 샤오웨이금융그룹에 편입했다.

그로부터 2년 만에 펑레이는 루자오시를 누르고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펑레이가 샤오웨이금융그룹과 알리페이를 통해 ‘핀테크’사업을 진행하며 중국의 전통 금융권을 위협하고 있다. 반면 루자오시가 텐센트를 견제하기 위해 추진한 SNS인 ‘라이왕’은 부진에 빠졌다.

펑레이는 1994년 항저우대학교 기업관리학과를 졸업했다. 펑레이는 교사로 일하다가 알리바바 창업멤버인 남편 쑨퉁위 덕분에 알리바바에 입사하게 됐다.

펑레이는 꼼꼼한 업무능력과 똑부러지는 ‘대장부’ 경영스타일로 마윈의 신임을 얻었다.

펑레이는 2008년 남편이 사임할 때도 마윈의 계획을 남편에게 알리지 않아 이혼할 정도로 알리바바에 충성을 보였다.

펑레이는 당시 “남편과 재결합했으며 이혼은 회사일과 관계가 없는 사생활”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사건 이후로 마윈은 펑레이를 더욱 신임하게 됐고 알리바바그룹 안에 펑레이 입지가 강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마 회장은 그 뒤 2010년 여성 기업인들이 모인 한 컨퍼런스에서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어떤 일을 잘 진척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그것은 신의 선물인데 바로 부드러움”이라고 말하며 여성인재에 우호적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펑레이가 알리바바그룹의 명실상부한 후계자로 등극하기에 앞으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마 회장은 2013년 CEO 퇴임 이후로도 회장으로서 사실상 알리바바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