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구속수감됐을 당시 브로커를 통해 구치소에 편의를 청탁한 혐의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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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조 회장은 문희상 새정치연합의원에게 취업청탁을 받은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29일 검찰과 대한항공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는 조 전 부사장의 구치소 생활 편의를 봐달라고 구치소에 청탁하고 그런 활동의 대가로 지주사 한진에서 렌터가 정비사업권을 받은 혐의로 사업가 염모씨를 26일 구속했다.
염씨는 조 전 부사장이 대한항공의 회항사건으로 구속 수감되자 한진그룹 계열사 서모 사장에게 조 전 부사장의 편의를 봐달라고 얘기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염씨는 서울 남부구치소 의무과장에게 조 전 부사장을 자주 면담하고 건강상태를 확인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은 구치소 수감 당시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증세 등을 보였으며 조 회장도 큰딸의 건강상태를 크게 염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한진은 염씨에게 한진렌터가 강서지역 정비용역사업을 맡겼다. 염씨가 정비를 맡은 차량은 300대로 한달 매출이 200만 원 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염씨는 이달부터 이 사업을 하기로 돼 있었으나 검찰에 구속되면서 실제 사업은 진행하지 못했다. 염씨와 한진은 실제 염씨가 얻은 이득이 거의 없다는 점을 들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염씨의 혐의는 검찰이 조 회장에 대한 취업청탁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포착됐다.
조 회장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으로부터 처남의 취업을 청탁받은 의혹으로 검찰 수사대상에 올라있다. 문 의원은 조 회장의 경복고 4년 선배다.
검찰은 지난 6월22일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과 한진해운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이번에 구속된 염씨는 과거 대한항공 괌 사고 당시 유가족 대표를 지냈다. 염씨는 당시에도 보상문제 협상에 협조해 준 대가로 대한항공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염씨를 통해 구치소 공무원들에게 금품과 향응이 제공됐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한진 임원 서모씨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서씨는 조 회장의 오른팔로 꼽히는 최측근 임원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한 편의제공을 부탁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