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황교안 단식 청와대 앞 의원총회, 나경원 “패스트트랙 저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사진 왼쪽)가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한국당 비상 의원총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는 5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며 건강이 악화돼 누워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황교안 대표의 단식농성장인 청와대 앞에서 자유한국당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정부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을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0일부터 5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저녁부터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청와대 앞 텐트에 계속 누워 있다.  

나 원내대표는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한국당 비상 의원총회에서 “불법으로 점철된 패스트트랙의 모든 과정을 막을 수 있는 것은 한국당과 우리를 지지하는 국민의 힘으로만 가능하다”며 “우리의 강력한 힘을 보이는 투쟁을 통해 장기집권 음모를 반드시 분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잘못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으로 대한민국은 돌이킬 수 없는 좌파 국가로 바뀔 수 있다”며 “그것을 막는 것이 한국당의 역사적 책무이자 소명이며 이를 위해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절대 단합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당은 8월 이후 국민과 함께 투쟁해 첫 번째 승리인 조국 사태를 이끌었고 두 번째 승리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연장을 이뤄냈다”며 “지소미아 연장 결정은 다행이지만 정부는 이미 미국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최근 미국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 “미국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합리적이고 공평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이에 미국 의회도 적극적으로 화답했다”고 말했다. 

이날 비상 의원총회는 황교안 대표가 단식을 하고 있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렸다.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 60여 명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비를 입고 총회에 참석했다. 

황 대표는 총회에서는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지만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고통마저도 소중하다”며 “두렵지 않다.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정부의 공수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지소미아 폐기 결정 등을 비판하며 20일부터 닷새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12시21분경 황 대표를 찾아 “황 대표가 이렇게 어려운 고행을 하는 충정을 잘 안다”며 건강 악화에 관한 걱정의 말을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