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한국노총 산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출범식에서 진윤석 노조위원장이 출범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가 공식 출범했다.
이들은 빠르게 조직을 확대하고 회사의 급여 및 인사체계 등에 문제를 제기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는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본격적 활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진윤석 삼성전자 초대 노조위원장은 “노동자의 권익은 우리 스스로 노력하고 쟁취하는 것이지 결코 회사가 시혜를 베풀 듯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며 “우리는 진정한 노동조합 설립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삼성전자의 영광은 회사에 청춘과 인생을 바친 선배들과 밤낮없이 일하는 동료 여러분 모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하지만 회사는 모든 성공을 경영진의 혜안과 탁월한 경영능력에 의한 신화로만 포장하며 그들만의 축제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진 위원장은 앞으로 급여 및 PS(초과성과급) 산정 근거와 기준을 명확히 밝히고 고과와 승진이 회사의 무기로 쓰이는 것을 막겠다고 말했다. 노동자를 헌신짝 취급하는 퇴사 권고를 막고 소통과 설득 없이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사내문화도 바꾸겠다고 했다.
그는 또 특권 없는 노조, 상시적으로 감시받고 쉽게 집행부가 교체되는 노조, 일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노조, 제대로 일하는 노조, 상생과 투쟁을 양손에 쥐는 노조, 협력사와 함께하는 노조가 아닌 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11일 고용노동부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해 13일 신고증을 교부받았다. 합법적 노조로 인정받아 단체교섭 등 노동조합법에 설립된 노조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삼성전자에 양대 노총 산하 노조가 설립된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에는 기존 3개의 노조가 있으나 규모가 작고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아 활동이 미미했다.
진 위원장은 “앞으로 가입 홍보활동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함께 할 것”이라며 “단기적 목표는 조합원 1만 명을 최대한 빨리 돌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조의 규모는 400여 명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18일 삼성전자 전 사업장에서 노조의 출범을 알리고 조합 가입을 요청하는 홍보에 나선다. 조합원 수가 일정 규모에 이르면 회사에 정식으로 교섭을 요구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기전자업종 노조와 활동을 함께 한다. 이날 SK하이닉스 노조와 LG전자 노조가 참석해 삼성전자 노조 출범을 축하했다.
금속노련 전기전자업종 분과위원회는 이날 지지선언문을 내고 “50년 무노조 경영의 사슬을 끊고 분연히 떨쳐 일어난 삼성전자 노조 진윤석 위원장과 조합원들의 용기에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