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아랍에미리트(UAE)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3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2020년 상반기 발주가 예상되는 아랍에미리트 하일앤가샤(Hail&Ghasha)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입찰에 국내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왼쪽부터)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하일앤가샤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는 하루 10억 입방피트(cf)의 가스를 생산하는 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발주처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 아드녹(Adnoc)이다.
이 프로젝트는 추정 사업비 100억 달러에 이르는 대형사업으로 2019년 말~2020년 상반기 발주가 예상되는 중동 가스전개발 프로젝트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1번 해저 플랫폼 구축에서 4번 육상 플랜트까지 공종별로 모두 4개 패키지로 나뉘어 발주된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4개 패키지 가운데 각각 1개 이상의 패키지 입찰에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두 회사는 2019년 말~2020년 해외시장에서 성과가 가장 기대되는 회사로 꼽히는데 이번 수주에 성공한다면 수수잔고를 확대하는 것 외에 국내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실적이 적은 업스트림 분야에서 역량을 과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가스 및 석유화학산업에서 업스트림은 일반적으로 매장장소를 찾고 생산시설을 통해 생산하는 단계까지를 이른다.
현대건설은 2번 패키지 입찰에 다른 업체와 컨소시엄을 이루지 않고 단독으로 참여한다. 2번 패키지는 해상 처리시설 및 거주시설을 만드는 것으로 추정 매출규모는 20억~25억 달러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상반기 3조2천억 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마르잔 가스플랜트 프로젝트(6번, 12번 패키지)를 따내며 다운스트림뿐 아니라 업스트림 분야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하일앤가샤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한다면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기세를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입찰에 참여하는 패키지 번호와 개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컨소시엄 구성 여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여러 개 패키지로 나뉘어 진행되는 대규모 해외사업에서 상황과 여력에 따라 입찰전략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삼성엔지니어링 내부적으로 신중한 검토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1개 이상의 패키지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20억~25억 달러 이상의 수주잔고 확보를 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모두 2020년 상반기 발주가 예상되는 사우디아라비아 자프라, 우나이자 가스전개발 프로젝트도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성정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2008~2015년) 국내 건설사들은 중동 플랜트시장에서 골고루 활약했지만 최근 3년 동안은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꾸준히 입찰해 경험을 쌓고 있는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향후 중동 발주 회복국면에서 큰 경쟁력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