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증권사들이 현대카드의 상장주관사로 선정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대어급’ 상장주관사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냈는데 두 회사 가운데 한 곳이 현대카드 상장 주관사로 선정되면 내년 기업공개시장에서 상장주관 실적 1위를 차지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10월 말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마감하고 11월 안에 상장주관사 선정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 5곳이 입찰제안요청서(REP)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안에 카드사가 있다는 점에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기업공개 시장에서 상장주관 실적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3분기까지 상장주관 실적 6461억 원, 한국투자증권은 2837억 원을 거뒀다.
교보생명이나 현대오일뱅크 사례처럼 대어급 기업의 상장에 워낙 변수가 많아 상장 연기나 중단 등 불확실성이 있긴 하지만 카드사 상장주관을 맡을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평가된다.
현대카드 기업가치는 2조 원, 공모규모는 4천억 원가량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상장주관 실적에 든든한 보탬이 될 수 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상장주관사 선정을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하반기 선정결과는 내년 상장주관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투자증권은 8월 태광실업 기업공개를 위한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태광실업 기업가치는 3조~5조 원가량으로 추정되며 내년 기업공개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힌다.
태광실업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한 프레젠테이션에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등이 직접 참여하며 자존심 내건 경쟁을 펼쳤다.
앞서 4월에는 NH투자증권이 카카오페이지 상장 주관사 선정 경쟁에서 한국투자증권을 앞섰다. NH투자증권은 KB증권과 함께 공동주관사에 선정됐다.
카카오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만큼 다른 카카오 계열사들이 상장을 추진할 때 주관사 선정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해 경쟁이 뜨거웠다.
시장은 카카오페이지 기업가치를 최소 1조 원 후반대로 보고 있다. 카카오페이지 성장성을 고려해 4조 원까지 바라보기도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기업공개시장에서 남아있는 마지막 대어급으로 꼽히는 현대카드의 상장주관사로 선정되기 위한 경쟁이 대형증권사 사이에서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