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에서 애플은 삼성의 카피캣?  
▲ 팀 쿡 애플CEO


애플이 스마트워치시장에 진출하면서 삼성과 애플의 위치가 뒤바뀌게 됐다. 애플의 스마트워치는 삼성이 내놓은 ‘기어2’에 이미 들어있는 심박수 측정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보여 '삼성의 카피캣'이라는 오명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그동안 애플은 삼성을 향해 '애플의 카피캣'이라고 공격해왔다.


애플이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스마트워치를 올 3분기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CEO 팀 쿡은 지난 2월 “아직 애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우리가 준비하는 제품에 대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새로운 분야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시 그가 언급한 새로운 분야가 스마트워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금은 예상을 넘어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워치(가칭)’는 기어2와 마찬가지로 심박수 측정 기능이 실릴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없이 문자와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전화도 받을 수 있는 기본 기능 역시 실릴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심박수 측정에서 더 나아가 혈압 측정, 적혈구 수치계산, 수면장애 치료 등 여러 건강관리 기능을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스마트워치를 비롯한 웨어러블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해 9월 내놓은 갤럭시기어의 누적판매 집계가 100만 대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형성된 시장의 절반 가량을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기어2와 스마트 밴드인 ‘기어핏’도 내놓았다. 지난 15일 기존 배터리보다 5배 용량을 늘린 웨어러블 기기용 커브드 배터리를 내놓았다. 커브드 배터리는 곡선 형태로 휘어진 배터리를 말한다. 휴대성이 중요한 웨어러블 기기에서 배터리의 성능은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 애플은 이 분야에서만큼은 확실한 후발주자다. 그동안 애플이 지니고 있던 시장선도자의 이미지를 이번에 이어갈 수 없게 됐다. 일부에서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건강관리 기능을 싣는 것에 대해 실망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혁신성을 내세우며 삼성이 애플을 베꼈다고 주장했다”며 “아이워치가 헬스케어 기능을 강조해서 나온다면 애플도 다른 기업과 똑같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이고 별로 크지 않아 지금의 선두주자 위치는 별다른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할 때처럼 혁신적 제품을 내놓는다면 불명예스런 카피캣 이미지는 금방 벗을 수 있다. 그러나 혁신적 기능과 관련해 시장의 소문만 무성하다.


아이워치가 시장이 예상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외 정보통신기술(IT) 매체 BGR은 “아이워치가 보험사의 보조금을 받아 당초 예상보다 싼 가격에 공급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애플이 가격경쟁력으로 '혁신'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을까?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싸다는 점은 애플의 매력이 될 수 없다”며 “시장 선도자의 이미지를 되찾으려면 완전히 새로운 기능을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올해 말까지 아이워치를 900만 대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분석가들은 애플이 이듬해까지 아이워치를 여러 가지 버전으로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고 보고 있다. 또 총 판매량 1800만대를 잡아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