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LG유플러스의 희망 매각가인 4천억 원보다 적은 금액으로 인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의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비바리퍼블리카만 참여함에 따라 가격 경쟁이 발생할 여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비바리퍼블리카와 함께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의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나이스그룹은 본입찰 직전인 27일 인수전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재무적투자자와 협력을 통해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인수할 수 있게 된다면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토스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는 카드사와 구매자를 이어주는 전자결제(PG)사업과 부가가치통신망(VAN)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3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토스가 지난해 영업손실 445억 원을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적투자자와 협력에 따른 수익 분할 등이 이뤄지더라도 토스는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 운영을 통해 영업손실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핵심고객인 네이버가 이탈함에 따라 올해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토스가 1300만 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활용한 새 사업으로 장기적으로 이를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대표는 토스의 증권사 설립도 포기하지 않으며 토스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대표는 18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핀테크 스케일업 현장간담회’에서 “증권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금융당국이 우리가 수행할 수 없는 안을 제시했다”며 “증권업 진출을 위해 수백억 원을 투입하고 인재도 채용했는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이 나온 뒤 토스가 증권업 인가를 포기할 가능성도 일부에서 제기됐지만 현재 금융감독원에서는 인가심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감독당국의 여러 권고사항을 최선을 다해 풀어나가고 있다”며 “증권사 설립을 위한 안정적 요건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가 증권사 인가를 계속 추진하자 인가의 걸림돌로 알려진 자본구성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이 대표가 찾았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토스의 자본구성 문제는 상반기 토스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가로막은 원인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토스의 지속성장과 사업다각화 등을 위해 이 대표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여겨진다.
토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본금 128억 원 가운데 상환우선주 비율이 75%(96억 원)에 이른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처럼 벤처캐피탈에게 상환우선주를 발행해주고 투자금을 유치해왔기 때문이다.
상환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투자자의 상환요청이 있으면 발행자가 이를 거부할 수 없어 금융회사의 회계기준에서 자본이 아닌 채무로 인식된다.
금감원으로서는 자본금 대부분이 채무인 금융회사에 증권사나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가를 줄 수는 없는 셈이다.
이 대표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상환우선주에 달린 상환조건을 없애는 방안이 꼽힌다.
상환우선주를 금융회사의 회계처리에서 자본으로 인식되는 영구채와 비슷한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상환우선주 문제가 해결되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까지 함께 이뤄지며 토스가 큰 폭의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토스의 대주주인 글로벌 벤처캐피탈들이 이에 동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은 회사의 성장속도가 만족스러우면 상환우선주의 상환 요청을 하는 사례가 드물다”며 “토스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웃도는 성장을 하고 있는 데다 인터넷전문은행, 증권사 진출을 통해 토스 지분가치가 크게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이 대표가 두 분야의 진출을 전제로 적절한 보상을 제시한다면 상환조건 등에서 협상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