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TV시장 판매량이 올해 상반기에 1억 대 밑으로 떨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9년 이후 가장 적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2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상반기 세계 TV시장 판매량은 모두 9900만대로 추정됐다. 세계 TV 판매량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반기 기준 1억 대를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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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SUHD TV. |
이는 2009년 상반기 TV 판매량이 8800만대로 떨어진 뒤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08년 10월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해 TV 수요가 급감했다.
세계 TV 판매량은 2010년 1억1100만대로 1억 대를 넘은 뒤 꾸준히 1억대를 넘겨왔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 등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올해 TV시장이 침체된 것으로 풀이했다. 이들 국가에서 제품가격이 오르면서 TV수요가 줄었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유럽 TV시장도 달러화 강세로 신흥국과 비슷한 현상이 발생한 데다 세계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은 점도 TV시장이 역성장한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세계 대부분 지역의 TV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0만 대, 북미가 100만 대, 중동과 아프리카가 150만 대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TV시장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지만 TV시장 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올해 1분기에 국가별 TV 점유율에서 35.1%를 차지하면서 26.9%를 기록한 중국과 격차가 좁혀졌다. 일본 TV회사들도 엔화 가치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강해지면서 점유율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상반기 위축됐던 TV시장이 하반기 최소한 지난해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V패널 가격이 떨어지고 유로화 환율이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하반기 세계 TV 판매량이 1억3200만 대로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전체 TV 판매량이 모두 2억3100만 대를 기록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