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차 브랜드 '오설록'의 전문성을 강화해 해외 차시장 진출을 노린다.
서 회장은 오설록의 차사업을 놓고 아모렉퍼시픽의 화장품사업을 뒷받침하는 한 축으로 키워나갈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8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그룹의 사업부서로 있던 오설록이 100% 자회사로 분리돼 10월1일부터 독립된 경영활동을 시작한다.
오설록은 1979년 서성환 아모레퍼시픽 선대회장이 제주도 한라산 남서쪽 도순 지역의 황무지를 개간해 녹차밭을 조성하면서 시작됐다.
서 선대회장은 백여 차례 제주도를 찾고 국내외 논문을 검토하며 녹차밭을 만들어 40년 업력의 차 브랜드 오설록의 기반을 닦았다.
서 회장도 선대회장이 일궈 낸 제주 녹차밭을 자주 방문하는 등 선대회장의 유지를 잇는다는 차원에서 오설록에 애착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 회장은 오설록이 그룹의 사업본부로 존재하는 한 사업영역을 넓혀나가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분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오설록을 독립법인으로 운영하면 마케팅을 집중하고 제품군도 한층 다양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오설록의 독립법인 출범은 오설록 사업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40년간 쌓아온 브랜드의 명성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오설록의 분사를 결정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수 있도록 ‘티소믈리에’를 관리하는 자회사인 ‘그린파트너즈’를 오설록의 자회사로 편입했다.
티소믈리에는 고객에게 와인을 추천 해주는 소믈리에처럼 고객에게 좋은 차를 우려내 제공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오설록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티소믈리에가 전문적으로 우려낸 ‘마스터즈 티 차우림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손님이 바에 앉아 있으면 티소믈리에가 직접 차를 준비해 주며 자세한 설명까지 해준다.
그린파트너즈를 통해 오설록 매장에서 근무하는 티소믈리에를 전문적으로 육성하면 경쟁업체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결정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력사업인 화장품 브랜드숍 인력을 도급업체에 위임하고 있는 것과 사뭇 다른 것이다.
서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오설록의 해외진출도 추진한다.
오설록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미국 농무부의 USDA-NOP, 유럽의 EU-Organic 등의 유기농 인증을 이미 획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하반기에 글로벌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오설록의 제품을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혁제 오설록 대표이사는 “오설록은 우리나라 고유의 차문화를 부흥하기 위한 창업자의 아름다운 집념에서 시작돼 우리 녹차의 대중화를 이뤄냈다”며 “이제 세계 속에서 그 위상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