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반값으로 인기를 끌었던 고급 비타민에 대해 중국산 원료를 사용하고도 이를 밝히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애초 이 제품을 제조한 고려은단 측은 비타민 원료를 영국산을 사용해 중국산을 쓴 일반 비타민과 차이가 있다고 광고했다. 이런 광고 덕분에 이마트 반값 비타민은 날개 돋힌 듯 팔렸는데 알고 보니 중국산 원료를 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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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갑수 이마트 영업총괄 대표 |
15일 고려은단 및 의약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 이마트 비타민C'에 영국산 원산지가 적혀 있는 반면 '이마트 비타민C 1000'에 원산지 표시가 없다.
‘이마트 비타민C 1000'은 고려은단과 이마트가 공동 개발해 이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27일 출시된 ‘이마트 비타민C 1000'에 대해 '반값 비타민'으로, '프리미엄 이마트 비타민 C'는 '고함량 비타민C'로 마케팅을 펼쳤다.
‘이마트 비타민C 1000' 제품은 출시 2주 만에 5만2천 개가 넘게 팔렸다. 고려은단은 그동안 비타민 제품을 내놓으면서 영국산 원료를 사용한다고 널리 홍보해 왔다. 따라서 고려은단이 만든 이마트의 반값 비타민도 소비자들은 당연히 영국산으로 알고 구매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약사회는 “고려은단이 값싼 저질의 원료를 사용해 약국의 반값으로 비타민을 대형마트에 공급한 것은 약국을 자신의 마케팅 도구로 활용한 것”이라며 “모든 약국은 고려은단 비타민 제품을 취급하지 않는 등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원산지 표기 사항에 법적 강제성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런나 논란이 커지자 “향후 생산되는 제품은 원산지 표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산인 ‘이마트 비타민C 1000’은 이마트 PB제품으로 9900원에, 영국산 원료를 쓴 '프리미엄 이마트 비타민C'는 비타민D까지 포함돼 1만5900원에 각각 팔리고 있다. 이마트의 적극 홍보에 힘입어 '이마트 비타민C 1000'은 이마트몰에서 카테고리 인기상품 8위에 올라 있다.
고려은단은 "소비자가 원산지를 물어보면 중국산이라고 확인해 줬다"며 "속인 게 아니고 하나의 판매전략이었다"라고 해명했다. 고려은단 다른 관계자는 "시급한 사안은 약사들의 반품과 불매운동을 대화로 해결하는 것"이라며 "약국에 유통된 제품의 가격 문제도 앞으로 약사회와 협의해 풀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마트는 차별화를 위해 최근 홍삼 비타민 등 그동안 고가의 상품들을 반값으로 내놓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번 비타민 원산지 꼼수로 이마트의 이런 전략이 꼬여버렸다. 이마트는 ‘반값 홍삼’ 일부 제품이 불량인 사실을 알고도 이미 판매된 수량에 대해 수수방관한 사실도 드러났다.
14일 MBC 보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반값 홍삼 가운데 거품과 이물질이 생겨 지난 3월 특정일자의 제품을 전량 회수하는 공문을 전국 매장에 내려보냈다. 그러나 이마트는 매장에 남은 700병 정도만 회수하고 이미 팔린 1100병은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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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상품 비타민 C1000 (중국산)과 프리미엄 비타민 C1000(영국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