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태영건설 2대주주의 압박에 지배구조 개편으로 대응할까?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2대주주 머스트자산운용이 최근 태영건설의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바꿈에 따라 윤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야 할 부담이 커지고 있다.
 
윤석민, 태영건설 2대주주 강한 압박에 지배구조 개편 서두르나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머스트자산운용은 태영건설 지분 보유목적을 바꾸면서 지분율도 3%포인트 이상 늘렸다. 

머스트자산운용은 공시에서 “태영건설의 지배구조를 최선의 선택으로 이끄는 협조자이자 비판자 역할을 수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머스트자산운용을 비롯해 윤 회장 일가 이외에 태영건설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주들의 지분을 합치면 모두 32.8%가 됐다. 머스트자산운용이 15.22%, 국민연금공단이 11.2%, 한국투자신탁운용이 6.4%를 각각 들고 있다.

윤 회장(27.1%)를 비롯해 태영건설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지분은 현재 38.3% 수준으로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오너 일가의 영향력이 위협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해 윤 회장이 선택할 태영건설의 지배구조 변경 방식으로 인적분할 등을 통한 지주회사 ‘태영홀딩스(가칭)’ 설립이 거론되고 있다.  

윤 회장은 3월 태영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이를 두고 “현재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에 관해 내부적으로 파악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머스트자산운용의 지분 확대를 계기로 윤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 핵심 계열사 태영건설의 경영권을 안정화할 필요성은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윤 회장이 지주회사를 통해 태영건설을 지배하게 된다면 태영건설 지배 아래 있는 SBS미디어홀딩스(태영건설 지분 61.2%)도 구조적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윤세영 명예회장은 2008년 3월 지주회사 SBS미디어홀딩스를 설립한 뒤 같은 해 5월 SBS를 자회사로 편입해 지금의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현재 거론되는 시나리오대로라면 SBS미디어홀딩스는 최상위 지주회사인 태영홀딩스의 손자회사가 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그 아래 자회사(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지만 SBS미디어홀딩스는 SBS 지분을 37%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아 이와 관련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SBS 노조가 ‘방송의 사유화’ 논란을 놓고 윤 회장과 태영건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서 SBS미디어홀딩스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문제는 신중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트자산운용은 “방송업을 소유하는 민간자본은 공익과 사익의  올바르고 균형있는 좌표를 지향해야 할 의무가 있고 미디어 사업부문의 변화 방향은 주주뿐 아니라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의 태영건설 지분 확대와 경영 참여 움직임에 관한 증권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머스트자산운용의 태영건설 경영참여 선언을 놓고 “태영건설의 지주회사체제 전환과 자회사 TSK코퍼레이션의 기업공개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등 그동안 시장이 기대하던 태영건설 기업가치의 상승기회가 다가온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