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윤석열 '빼닮은' 배성범, 서울중앙지검 기업수사 시선집중

▲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공동체의 공공적 가치를 파괴하는 반칙적 범죄에 우리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 취임사)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사)

31일 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의 취임사는 닷새 전 윤석열 검찰총장의 취임사를 떠올리게 했다.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을 최우선에 내세운 윤 총장의 의지를 배 지검장도 그대로 이어받는 것으로 보인다.

배 지검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와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성분변경 수사, 각종 담합사건 등 기업비리 수사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시선이 몰린다.

배 지검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권력과 지위를 악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는 반칙적 범죄를 눈감지 않는 검찰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26일 서울중앙지검장 임명 직후에도 “정치·사회·경제 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하거나 반칙적 범죄에 눈감지 않겠다”고 단언했는데 취임사에서도 같은 말을 반복하며 강력한 의지를 전달했다.

배 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으로부터 서울중앙지검장의 자리를 넘겨받았다는 점에서 배 지검장의 말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서울중앙지검은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이다. 윤석열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으면서 서울중앙지검의 규모는 더욱 커졌다. 특별수사부만 4곳에 공정거래수사를 전담하는 4차장도 신설됐다.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삼성, 현대차, LG, SK 등 대기업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총장에 취임한 이후에도 공정한 경쟁질서를 세우겠다는 의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배 지검장의 취임사로 미뤄볼 때 윤 총장의 후임인 배 지검장 역시 이런 윤 총장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장 서울중앙지검이 진행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와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성분변경 수사가 주목을 받는다.

공교롭게도 배 지검장은 취임사에서 반칙적 범죄의 대표사례로 ‘각종 부정과 탈법으로 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공정한 경쟁을 저하하는 범죄’와 ‘소비자 신뢰를 악용하거나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합의된 법적 절차를 도외시하는 범죄’를 꼽았다.

배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에서 현재 맡고 있는 주요 기업범죄들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는 김태한 대표이사의 구속영장 청구가 두 차례나 기각 됐는데 배 지검장이 영장 재청구나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보사 수사 역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소환 가능성이 꼽힌다.

이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를 담당했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이 이날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승진한 점도 주목받는다. 3차장은 특수1~4부와 조세범죄조사부 등을 거느린다.

배 지검장은 이날 첫 출근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수사 등을 놓고 “차츰 현안을 살펴보겠다”고 일단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배 지검장은 경남 창원 출신으로 윤 총장과 연수원 23기 동기다. 윤 총장의 서울대 법대 1년 후배이기도 하다.

대검찰청 강력부장을 지낸 강력사건 전문가로 분류되지만 부산지검 특수부장과 부산지검 특별수사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특수사건 경험도 많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