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이 모바일 플랫폼에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저축은행은 각자의 모바일 플랫폼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고금리 적금상품을 내놓고 있는데 우대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한도도 적어 ‘미끼상품’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SBI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모바일 플랫폼의 고금리적금 마케팅 경쟁

▲ SBI저축은행(위), 웰컴저축은행(아래) 로고.


2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29일부터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고금리 적금상품을 잇따라 내놓는다. 

SBI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와 ‘웰컴디지털뱅크2.0’을 각각 출시했는데 고금리 적금상품으로 고객 수를 단번에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SBI저축은행은 사이다뱅크에서 연 10% 금리를 주는 ’사이다 자유적금’을 다시 판매한다. 

SBI저축은행은 8일 이 상품을 5천 명 선착순으로 판매했는데 2시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신청자가 몰렸다. 이 때문에 사이다뱅크에 접속 대기열이 발생하기도 했다.

SBI저축은행은 2차 사이다 자유적금의 판매방식을 선착순에서 추첨방식으로 바꿨는데 1차 판매에서 나타났던 사이다뱅크 접속 폭주 등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8월11일까지 사이다뱅크에서 입출금통장을 만든 사람은 사이다 자유적금 가입에 응모할 수 있다. 월 납입한도는 10만 원, 가입기간은 12개월이다.   
   
웰컴저축은행은 29일 오전 9시부터 6%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상품인 ‘웰컴 첫 거래우대 정기적금’을 1만 명 선착순으로 웰컴디지털뱅크를 통해 선보인다.

웰컴 첫 거래우대 정기적금은 사이다 자유적금과 비교해 가입기간은 12개월로 같지만 월 납입한도는 30만 원으로 3배 높다.   

다만 6% 금리를 다 받기 위해서는 우대조건을 갖춰야만 한다. 웰컴저축은행 입출금통장에서 8회 이상 적금계좌로 자동이체 하거나 웰컴저축은행 자유입출금 계좌의 평균잔액을 50만 원 이상 유지해야 한다. 

SBI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고금리 적금상품의 판매를 통해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파악된다. 

저축은행의 정기 적금 평균금리는 올해 2.6%가량이다. SBI저축은행은 7.4%, 웰컴저축은행은 3.4%의 역마진을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두 저축은행이 모두 한도까지 적금을 판매한다면 SBI저축은행은 약 4억5천만 원, 웰컴저축은행은 약 10억 원을 이자로 더 지급하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두 저축은행이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고금리 적금 마케팅을 벌이는 이유는 젊은층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은 고령층 고객의 비중이 높고 영업점이 적다는 단점 때문에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웰컴디지털은행에 따르면 웰컴디지털뱅크의 45만 명에 이르는 가입자 가운데 20~40 대 비중이 8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유입되는 고객은 대부분 젊은층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두 저축은행이 마케팅비용을 모바일 플랫폼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BI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이 공격적으로 고금리 적금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이 상품들은 ‘미끼상품’으로 고객 유입에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오히려 상품 판매가 원활하지 못하면 카카오뱅크의 '5% 정기예금 완판 사태'처럼 마케팅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적금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적은 한도와 까다로운 우대조건 때문에 이는 적금상품이라기보다는 일회성 미끼상품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며 “카카오뱅크의 5% 예금 판매가 원활하지 못한 접속과 판매과정 등으로 고객 반발을 샀다는 점을 살피면 비슷한 상품 판매에 신중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