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신규노선 취항으로 일본 노선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까?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여행을 기피하는 국민 심리가 제주항공의 3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주항공, 신규취항 싱가포르와 베이징 노선으로 일본 부진 만회하나

▲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미 예매된 일본행 노선 항공편을 취소하는 승객은 많지 않다”면서도 “장기화되면 예약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는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전체 여객 매출 가운데 일본 노선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경쟁사인 진에어와 비교해 약 1.6%포인트 높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에는 한국과 일본 양국 사이 갈등이 심화되면서 제주항공이 일본 노선에서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보통 비행기 예매가 1~2달 전에 이뤄지는 것을 살피면 실제 영향은 8월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제주항공은 일본 노선을 특정해 운항편을 감축할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 일부 노선의 운항편수를 줄이거나 노선을 재조정하고 있지만 이는 일본 노선 부진과는 관계가 없다”며 “신규취항에 대비해 기재를 확보할 목적으로 노선을 재편하는 일은 항공사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초 배분받은 신규 운수권을 활용해 신규로 취항하는 노선들이 제주항공의 하반기 실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분기는 여름휴가, 추석연휴 등으로 여객 수요가 많기 때문에 항공·여행업계의 전통적 성수기로 여겨진다. 일본 여행계획을 취소하더라도 대체 여행지를 찾아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일본 여객 수요의 감소가 오히려 다른 지역의 여객 수요 증가를 이끌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제주항공이 4일 취항한 부산~싱가포르 노선과 9월 안으로 취항하는 인천~베이징 노선은 제주항공의 실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아시아 최대의 허브공항 가운데 하나다. 영국의 항공 전문 조사기관인 OAG가 발표하는 ‘2019 세계 메가허브공항 탑50’ 순위에서 세계 8위, 아시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1월부터 운항을 시작한 에어부산의 부산~싱가포르 부정기편의 탑승률은 9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노선이 국내 항공사에게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이유다. 

인천~베이징 노선은 성수기 평균 탑승률이 95%에 육박하는 고수익 노선이다. 항공업계에서 “인천~베이징은 비행기를 띄우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 노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 수가 급감했던 2017년 기준으로도 인천~베이징 노선은 세계 항공노선 가운데 19번째로 수요가 많았다.

인천~베이징 노선은 지금까지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과점 형태로 운영해왔지만 5월 진행된 국토교통부의 운수권 배분으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이 노선을 운항할 수 있게 됐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베이징 노선에서 주 4회 운수권을 받아 연간 매출 125억 원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업이익률을 10%로 가정하면 영업이익은 12억5천 만 원으로 2018년 제주항공 영업이익의 1~2% 정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