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애니메이션업체인 레드로버가 중국 최대 민영그룹인 쑤닝그룹에 매각됐다.
레드로버 주가는 이날 가격제한폭인 30%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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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회진 레드로버 대표가 지난해 1월 '넛잡' 제작발표회에서 피터 레페니오티스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레드로버는 최대주주인 하회진 대표가 보유주식 144만5천여 주를 쑤닝유니버셜미디어에 양도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16일 밝혔다.
양수도 금액은 112억7천만 원이다. 앞으로 레드로버 최대주주는 쑤닝유니버셜미디어로 변경된다.
쑤닝유니버셜미디어는 중국 최대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쑤닝그룹의 100% 자회사다.
쑤닝그룹은 중국의 500대 민영그룹 가운데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50조 원을 올렸다. 쑤닝그룹은 중국 전역에 1800여 개 점포와 대규모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임직원은 20만 명에 이른다.
쑤닝그룹은 전자제품 유통뿐 아니라 부동산개발, 전자상거래, 은행업, 콘텐츠사업 등 다방면에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쑤닝그룹은 콘텐츠사업과 엔터테인먼트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쑤닝유니버셜미디어를 세웠다.
쑤닝유니버셜미디어는 앞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341억 원 규모의 레드로버 보통주 536만여 주를 추가로 취득하기로 했다.
레드로버는 쑤닝유니버셜미디어의 첫 해외협력사가 됐다. 레드로버는 앞으로 개봉예정 애니메이션 영화인 ‘스파크’와 ‘넛잡2’의 중국 배급 판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레드로버 관계자는 “이번 투자유치로 캐릭터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사업, 영화 상표권 사업, 공연문화사업 등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특히 모바일게임의 경우 레드로버가 모바일게임 캐릭터를 개발하면 쑤닝그룹이 글로벌 배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레드로버 주가는 16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전일보다 29.54% 오른 1만350원에 거래됐다. 레드로버 홈페이지는 투자자들의 방문이 몰려 일일 허용된 데이터 전송량을 초과해 한때 마비됐다.
하 대표는 지난해 애니메이션 영화 ‘넛잡: 땅콩도둑들’로 북미를 포함해 세계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넛잡은 개봉 3주 만에 5천만 달러 수익을 거두고 미국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해 ‘겨울왕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레드로버는 3D게임과 3D 입체모니터 개발기술을 인정받아 캐나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툰박스’와 함께 넛잡을 제작했다.
하 대표는 홍익대학교 금속공학 학사를 졸업해 IT기업의 샐러리맨으로 일하다가 2004년 레드로버를 창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