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는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30일 유급휴가를 지급하고 올해 3월 입사자까지 우리사주 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등 금융권에서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 윤호영(왼쪽), 이용우(오른쪽) 카카오 공동대표이사.
22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7월까지 40여 명의 카카오뱅크 직원이 ‘안식휴가제도’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식휴가제도는 카카오뱅크가 만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제공하는 30일의 유급휴가다. 급여 100%가 보장되는 데다 200만 원의 휴가비까지 별도로 지급된다.
카카오뱅크는 27일 출범 2주년을 맞는다. 운영을 시작한 지 만 3년이 되지 않았지만 출범 준비 과정부터 일해온 직원들의 근무기간을 인정해 안식휴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안식휴가제도는 카카오 계열사들이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휴가체계를 따른 것이지만 은행권에서는 그동안 시도조차 되지 않았던 방식이다.
카카오뱅크는 정보통신기술 인력 비중이 40%를 넘고 대부분이 카카오 출신이어서 출범 준비 과정에서부터 카카오의 안식휴가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전례가 없는 30일의 휴가 운용으로 직원들의 휴가제도에 관한 만족감이 높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성과보상에서도 파격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직원들의 우리사주 매수선택권을 놓고 수요조사를 진행했다.
2016년 출범 준비과정에 함께 한 직원부터 올해 3월25일까지 입사한 직원을 대상으로 근무기간과 실적 등에 따라 카카오뱅크 주식을 1주당 5천 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올해 3월 입사자가 1천 주가량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2016년 상반기 입사자들 가운데는 2만 주 이상 우리사주 매수선택권을 부여받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뱅크 직원들에게 부여된 우리사주 매수선택권은 모두 행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20년 기업공개를 목표로 세워뒀다. 지금의 가파른 성장세를 감안하면 공모가가 2만 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우리사주 매수선택권을 행사한 카카오뱅크 직원들은 최소 1500만 원에서 최대 3억 원에 이르는 수익을 거둘 수도 있게 되는 셈이다.
카카오뱅크 우리사주 매수선택권의 주식대금 납입일은 11월28일이고 직원들은 1년의 보호예수기간을 거쳐 이 주식을 팔 수 있게 된다.
카카오뱅크가 이전에 없던 방식으로 직원 복지를 향상함에 따라 대형은행들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은행권은 현재 디지털화를 외치며 디지털인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데 카카오뱅크의 직원 처우가 좋아질수록 인력 영입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형은행은 디지털인력 영입을 위해 카카오뱅크보다 많은 급여를 지급할 수 있어 당장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면서도 "디지털 경력인력들이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어 대형은행들도 카카오뱅크의 방식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