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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반대, 소액주주로 확산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06-09 14: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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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일부 소액주주들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추진에 반기를 들었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편을 들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이런 움직임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추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반대, 소액주주로 확산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CEO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에 ‘삼성물산 소액주주 연대’ 카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4일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사실을 밝히고 합병추진에 반대입장을 표명한 뒤 하루 만에 소액주주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9일 현재 카페 회원은 1천 명을 넘어섰다. '독타맨'이라는 이름의 카페 운영자는 “계란으로 바위가 깨진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며 소액주주들의 주권을 엘리엇매니지먼트에 위임하자고 공지했다.

카페에 참여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은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대주주 일가를 위해 제일모직에 유리하도록 합병비율이 정해졌다며 합병비율 재산정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추진을 결정하며 두 회사의 합병비율로 1대 0.35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을 중심으로 삼성물산 주가가 저평가됐다며 반대하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들도 카페 개설을 통해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구체적 위임방식을 정하지 않았으나 국내 법무법인과 접촉하는 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놓고 표대결이 펼쳐질 경우 삼성물산 전체 지분의 40% 가량 지분을 들고 있는 소액주주들이 합병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카페 게시판에 소액주주들이 주권위임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쇄도하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안과 관련해 주주 확정 기준일은 11일이다. 두 회사 합병안건을 처리할 임시 주주총회는 다음달 17일 열린다. 합병과 관련한 의사를 표명하려면 11일 기준 2거래일 전인 9일까지 삼성물산 지분 취득을 마쳐야 한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지분 9.98%를 보유한 국민연금에 두 회사의 합병을 반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식문서를 보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이런 내용의 문서를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삼성SDI(7.39%)와 삼성화재(4.79%)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에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률은 지난 4일 이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들은 삼성물산 주식 393만 주에 이르는 2.52%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외국계 투자자 대상 설득작업도 활발하게 진행했을 것으로 관측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반대, 소액주주로 확산  
▲ 인터넷에 개설된 '삼성물산 소액주주 연대' 카페
일부 소액주주들이 합병반대 대열에 참여하면서 합병 추진 당사자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곤란한 입장에 놓였다.

게다가 정치권에서도 특정 대기업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국민이익을 훼손해서 안 된다며 또 다른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을 압박하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5일 보도자료를 내 “삼성물산의 지난해 매출규모가 제일모직보다 5배 많은데도 합병비율이 1:0.35로 결정된 것에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주장처럼 합병조건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은 게 엄연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강선아 새정치연합 부대변인은 “국민연금이 수급자인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려는지 특정 대기업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합병을 위해 국민이익을 훼손하려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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