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금리인상 방침 시사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현지시각) "지금 시장에서 금리를 내릴 것이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향후 금리 인상 방침을 내놓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미국 워싱턴 DC에서 기자단 조찬간담회를 열어 "정책금리가 오를지 내릴지 모르겠다고 한다면 중앙은행과 시장과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총재는 "금리라는 것은 경제 전 분야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책방향은 예측 가능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금리 조정시기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방향은 시장에서 짐작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현재 물가수준이 예상보다 낮다는 지적에 대해 "물가목표는 중앙은행에서 3년에 걸쳐 달성 가능하고 바람직한 수준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지금 물가가 낮다고 해서 금리로 대응하면 효과는 1년 후에 나오는데 그 때는 물가가 다시 원상태가 되기 때문에 경기진폭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성장이나 고용 등을 정책목표에 추가하는 방안에 대해서 "성장과 물가안정 등 2~3개의 목표를 두면 목표 간에 상충이 생길 수 있다"며 "목표를 복수로 하는 것과 단수로 하는 것의 장단점이 있는데 한은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정부와 한은의 정책공조 방향과 관련해 "통화정책은 재정정책에, 재정정책은 통화정책에 서로 영향을 준다"며 "반드시 찰떡같이 같이 가자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상황 인식과 전망에 있어서 격차를 줄일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리디노미네이션(화폐 단위 하향 조정) 추진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필요성은 분명히 있는데 워낙 민감하고 잘 못하면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섣불리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먼저 추진할 생각은 없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