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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자동차의 경영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엔저와 유로화 약세 등 현대차에 불리한 환율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자동차시장의 성장이 둔화해 올해 중국에서 판매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8일 “현대차가 미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역성장이 지속되면서 구조적으로 경쟁력 훼손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배 연구원은 “급락 전 현대차 주가가 세계적으로 같은 업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상황인데도 추가로 하락했다는 것은 성장에 대한 기대 없이는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가 매력적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전망이 밝지 않다.
유지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엔저와 유로화 약세 등 현대차에 불리한 환율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3분기까지 현대기아차 실적에서 환율 약세가 지난해보다 크게 반영될 것”이라며 “지난해에 없었던 유럽지역의 실적 훼손까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유럽 현지 자동차회사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위협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차는 특히 중국시장에서 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중국 자동차시장의 급격한 성장세에 힘입어 ‘현대차 기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면서 예전과 같은 수혜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중국에서 일제히 차량가격을 낮추면서 현대차의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엔저로 가격인하 여력이 생긴 데다 미국 자동차회사들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가격인하 공세를 펼치고 있다.
유지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들어 GM과 폴크스바겐, 포드, 혼다 등이 주요 차종의 가격을 6~7% 내리면서 중국에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특히 토요타나 혼다 등 일본의 자동차회사들이 중국에서 판매 증가세를 기록하며 경쟁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현지 자동차회사들도 품질격차를 줄이며 빠른 속도로 부상하고 있다.
유 연구원은 “중국 현지 자동차회사들이 지난해 구조조정을 거친 뒤 회복세를 보이며 신차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경쟁이 점점 심화하고 있는 양상을 감안할 때 현대기아차도 수익성 유지를 위해 신차 출시 주기를 당길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현대차 목표주가를 20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내리고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의 목표주가도 일제히 낮췄다.
현대차가 올해 중국에서 판매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NH투자증권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중국에서 신차를 출시하지만 중국 내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3.6% 증가한 116만 대, 기아차는 지난해보다 15.3% 늘어난 74만5천 대로 잡았다. 한 달 평균 현대차는 9만7천여 대, 기아차는 6만2천여 대 팔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 5월 중국에서 현대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감소한 8만5천 대, 기아차는 7.7% 줄어든 4만8천 대를 파는 데 그쳤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현대차가 투싼, 기아차가 K5를 출시하지만 사업계획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차량가격이 정상화(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익성보다 시장상황과 연계한 유연한 가격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