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삼성SDS와 합병 가능성을 부인한 뒤 삼성전자의 주가는 오르고 삼성SDS 주가는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데 삼성SDS의 지분을 활용할 수밖에 없어 삼성SDS의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
|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6일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주가의 흐름을 살펴보면 삼성SDS 주가는 5일 전날보다 3.38% 떨어진 27만3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SDS 주가는 4일 전날보다 7.34%나 급락했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5일 전날보다 0.3% 올라 134만1천 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4일 전날보다 5.03%나 올랐다.
삼성전자 주가와 삼성SDS 주가가 이렇게 엇갈린 것은 삼성전자가 3일 투자자포럼에서 삼성SDS와 합병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했기 때문이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은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 루머가 나오는데 합병할 계획이 없다”며 “경영진의 입장을 확실하게 시장에 전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발표한 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삼성SDS를 합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그러면서 삼성SDS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삼성전자에 외국인 투자자 등의 압력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삼성SDS를 합병할 경우 삼성전자의 주식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한 목소리가 계속 전달됐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가 52%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투자자포럼에서 삼성SDS와 합병설을 강력히 부인한 것은 이런 투자자의 불만을 가라앉히기 위한 조처였다.
삼성전자가 삼성SDS와 합병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당장 삼성SDS 지분을 활용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데 활용하기보다 삼성SDS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을 때 내야 하는 상속세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삼성SDS의 기업가치를 올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삼성SDS의 기업가치가 높아질 때 삼성전자와 합병을 추진하더라도 그만큼 주주의 반대를 약화시킬 수 있다.
나한익 노무라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는 방식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삼성전자 배당으로 상속세를 내기에 충분하지 않다면 삼성SDS 지분을 조금씩 팔아 충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이른 시일 안에 처분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당분간 삼성SDS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한 뒤 향후 활용방안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