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9-07-02 15: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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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유한양행에 이어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를 기술수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HM15211(트리플 아고니스트)’의 임상1상을 올해 안에 마친 뒤 기술수출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 권세창 한미약품 공동대표이사 사장.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를 약 1조 원에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한미약품의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현재 미국에서 지방간 환자를 대상으로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HM15211의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이란 알코올 섭취와 무관하게 간에 중성지방이 축적돼 간세포가 괴사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다.
한미약품은 비알콜성 지방간염 동물임상에서 HM15211의 지방간, 간 염증, 간 섬유화 개선 효능을 확인했다. 특히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주요원인으로 알려진 이상지질혈증을 유발한 동물모델에서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능이 입증됐다.
최인영 한미약품 연구센터 상무는 6월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HM15211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치료제가 없는 비알콜성 지방간염에 획기적 신약으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후속연구와 상용화를 위한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HM15211의 임상1상 결과가 올해 안에 나오는 대로 기술수출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HM15211은 임상1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규모 기술수출(메가 딜)’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미약품이 올해 하반기 다시 한 번 연구개발(R&D) 저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는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연구개발(R&D)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는 올해 4월 NLRP3계열 비알콜성 지방간염치료 치료제의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는 ‘IFM테라퓨릭스’를 16억 달러(약 1조8천억 원)에 인수했다. 또 비알콜성 지방간염 복합제를 개발하기 위해 세계 1위 제약사 화이자와 손을 잡았다.
유한양행으로부터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를 8800억 원에 기술이전받은 길리어드는 올해 2월 유력 후보물질이었던 ‘셀로세팁’의 임상3상이 실패했지만 여전히 연구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길리어드는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병용하는 요법을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에 적용하고 있다.
길리어드가 비알콜성 지방간염 후보물질을 3개나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한양행 기술을 도입한 것은 병용요법에 큰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병용요법은 지금까지 연구개발의 발목을 잡았던 충분하지 못한 효과와 부작용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이같은 병용요법이 보편화되면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비알콜성 지방간염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려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미약품이 HM15211의 임상1상에서 약효를 입증하면 신약가치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HM15211은 기술수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임상1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올해 9월까지 임상1상을 마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