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면세점 신규 허가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의 막이 올랐다.
관세청은 1일 시내면세점 특허신청서 접수를 마무리하고 심사에 들어갔다.
이번 심사 대상은 서울 3곳(대기업 2곳, 중소중견 1곳), 제주 1곳(중소중견) 등 모두 4곳이다.
최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의 경우 대기업군은 3.5대 1, 중견중소기업군은 14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내로라하는 유통재벌들이 모두 출동한 데다 중견중소기업들도 우위를 점치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면세점 입찰경쟁에 업체들간의 ‘합종연횡’이 활발했던 만큼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누구도 낙찰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배용준의 '키이스트', 서울 시내면세점 도전장
배용준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연예기획사 키이스트도 서울 시내면세점 중견중소기업 입찰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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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용준 키이스트 최대주주 |
연예기획사 키이스트는 1일 마감하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키이스트는 한류스타 배용준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키이스트는 이번 면세점 입찰에 나서기 위해 시티플러스와 면세사업 전담법인 서울면세점을 설립했다. 시티플러스는 인천·청주공항에서 시티면세점을 운영하는 회사다.
키이스트는 이번 입찰에서 중소중견면세점 입찰에 참여하며 면세점 후보지는 동대문 관광특구의 맥스타일 건물로 결정했다.
키이스트는 글로벌 의류제조업체인 노브랜드, 중화권 전문 쇼핑몰 기업인 판다코리아닷컴, 중국에서 한류 전문채널을 운영하는 아폴로피앤씨, 화장품 수출기업 뷰티시그널 등 8개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면세점 ‘DF서울’(가칭)을 세우기로 했다.
연예기획사 SM엔터인먼트는 서울시내 면세점 대기업군에 지원하는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가 단순한 사업협력 차원에서 면세사업에 발을 들인 것과 달리 키이스트는 직접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출한다.
키이스트는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한류스타 김수현씨의 소속사이기도 하다. 키이스트가 면세사업권을 따낼 경우 중국관광객 대상 한류마케팅 강화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 관세청, 최종결과 발표까지 한 달 이상 걸릴 듯
키이스트가 막판 입찰참여를 선언하면서 서울 시내면세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대기업 가운데 호텔신라-현대산업 합작법인, 현대백화점-중소중견기업 합작법인, 롯데면세점, 신세계그룹,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이랜드그룹 등 7곳이 신청서를 냈다.
중소중견기업은 세종면세점, 유진디에프앤씨, 청하고려인삼, 신홍선건설, 파라다이스, 그랜드동대문디에프, 서울면세점, 중원산업, 동대문듀티프리, 에스엠면세점, 하이브랜드듀티프리, SIMPAC, 듀티프리아시아, 동대문24면세점 등 14곳이 참여했다.
관세청은 특허신청서 접수를 마무리한 뒤 특허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에 들어갔다.
특허심사위원회는 50명 이내로 구성되며 관세청 통관지원국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민간위원이 절반 이상이며 나머지는 관세청과 관련부처 공무원들이 맡는다.
전체 위원 가운데 10~15명이 심사위원으로 선임돼 특허권을 심사하게 된다.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 ▲운영인 경영능력(300점) ▲관광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판매 실적 등 공헌도(150점) ▲기업이익의 사회완원과 상생협력 노력 정도(150점) 등을 반영해 심사가 이뤄진다.
관세청은 7월 말경 신규 면세점사업자 선정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 다양한 경우의 수, 결과도 예측불허
대기업 몫인 2곳의 신규 허가권을 놓고 내로라하는 유통재벌들이 총출동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부진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이 입지선정과 규모 등에서 한 발 앞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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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
하지만 워낙 변수가 많아 최종결과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재벌동맹'이라는 점이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기업군 유통재벌들이 중소기업과 손을 잡는 승부수를 띄운 것도 이 때문이다. 입지나 규모 외에도 중소기업과 상생과 사회적 공헌도에 대한 노력도 중요한 평가요소이기 때문이다.
대기업군에서 규모가 가장 큰 HDC 신라면세점은 용산 아이파크몰에 연면적을 2만7400㎡로 조성해 'DF랜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중소중견기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유진기업으로 1만㎡ 이상의 매장을 여의도 MBC사옥 부지에 세우기로 했다.
일단 규모가 크면 투자확대와 고용창출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입지도 승부를 가름하는 중요 요소다. 심사에서 지역안배도 중요하게 고려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동대문이다.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 한국패션협회, 그랜드관광호텔, 서울면세점 등이 동대문으로 매장위치를 결정했다.
동대문에 이어 경쟁이 치열한 곳은 여의도다. 한화갤러리아는 63빌딩에, 유진기업은 MBC사옥에 면세점 후보지를 정했다.
대기업군과 중소기업군을 나눠 평가하지만 입지가 겹치게 되면 여러 경우의 수가 나올 수 있다. 여의도만 해도 중소기업군에서 유진기업이 선정되면 대기업군에서 한화갤러리아는 탈락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후보들마다 제각각 강점과 약점이 있기 때문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세간의 관심도 뜨거운 만큼 특혜시비가 생기지 않도록 원칙에 맞게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