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민생정책을 강조하면서 자유한국당과 ‘정책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데 힘쓰고 있다.  

6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과 함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을 위한 정책 행보를 확대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민생정책 내걸고 한국당의 경제 비판에 ‘맞불’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둘러싼 민주당과 한국당의 의견 차이로 계속 열리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회 안에서 민생정책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는 비판이 높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최근 대규모 경제대전환위원회를 꾸리는 등 '장외투쟁'에서 정책 경쟁으로 민주당과 대립 구조를 바꾸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 원내대표가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주요 민생현안을 챙기는 방식으로 원외인사인 황 대표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한국당과 정책적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내대표는 최근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특정현안이 있을 때만 열리던 상임위원회 간사단 회의를 매주 개최해 민생법안 등을 계속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정부가 중요한 정책을 내놓을 때 민주당과 언제나 상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경제정책 결정을 둘러싼 당정협의도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6월 임시국회가 조만간 열린다면 민생법안의 입법을 발빠르게 추진하기로 했다. 국회가 한동안 더 공전하더라도 정책현안을 계속 챙긴다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이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한국당이 국회를 뛰쳐나가 어떤 의미에서 민생을 방기했던 점과 달리 우리는 국회에서민생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표현했다”고 짚었다. 

5월8일 원내대표로 선출됐을 때 “민생보다 더욱 좋은 명분으로 국회를 정상화하고 복원할 방법이 없다”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원내재표는 취임 이후 5월 내내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등을 앞세워 경제현장 방문을 늘리기도 했다.

을지로위원회는 5월 중순부터 ‘진짜 민생대장정’을 내걸고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제로페이’ 관련 소상공인도 만났다.

이 원내대표도 을지로위원회 의원들과 함께 제로페이를 쓰는 소상공인을 직접 만나 현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복합쇼핑몰 방지법을 비롯한 ‘민생 10대 입법과제’를 선정해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 원내대표는 취임 전부터 경제정책 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왔다”며 “앞으로도 최고위원회, 정책위원회, 을지로위원회 등 민주당 내부의 원내조직을 적극 이용해 민생현안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이 정책 행보를 강화해도 국회 공전이 길어지면 관련 입법에 차질을 피하기 힘들다. 이 원내대표도 주요 과제인 국회 정상화가 멀어질수록 리더십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를 고려해 이 원내대표는 민생을 돌봐야 한다는 명분 아래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더욱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6월 들어 한국당을 ‘경제포기당’으로 부르는 등 한국당을 가리키는 말의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그는 5일 “국민이 기다리는 시간에도 한계가 있다”며 “야당은 그렇다 쳐도 여당이 언제까지 민생에 손을 놓을 거냐는 지적과 비판이 실제로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 원내대표는 6월 임시국회 개회에 대비해 정책 경쟁을 더욱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당을 원내 정책 경쟁의 장으로 끌어들인 뒤 민생입법을 빠르게 추진하는 방식으로 정국의 주도권을 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