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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회의를 시작하고 있다.<뉴시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회복세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이어갔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4.0%로 전망하고 물가상승률은 2.1%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며 “국내경기 또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성장률은 금년 4.0%, 내년 4.2%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1월의 전망치보다 각각 0.2%포인트씩 상향조정했는데 이는 국민계정체계가 개편된 데에 기인한 것”이라며 “성장세는 지난 1월에 봤던 것하고 별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3%에서 2.1%로 0.2%포인트 낮췄다. 이 총재는 “이는 1분기 실적을 반영한 것”이라며 “농산물 가격 약세, 등록금 동결 등의 요인으로 인해 실적치가 낮게 나타난 데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앞서 있었던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금리동결이 시장에 의해 예측되었던 만큼 기자간담회의 질문은 이 총재의 경기인식과 향후정책에 집중됐다.
이 총재의 경기인식은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정부 입장과 일치했다. 그는 “경기회복에 대한 시각은 기재부나 한은이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요즘 경기회복 속도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경제성장률이 연간 4%고, 잠재성장률은 3% 후반”이라며 지금의 속도는 “잠재성장률 수준에 부합한다”고 답했다. 다만 “아직도 우리의 GDP갭( 실제GDP와 잠재GDP 간의 차이)이 마이너스인 점을 감안하면 성장이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 총재는 체감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반에서 경기를 느끼는 지표는 고용과 임금”이라며 “고용과 임금이 일반 경제 주체가 느끼기에 지표경기 보다 미흡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경기 회복세가 확산되면 비용이나 임금 쪽으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긍정적 시장인식을 나타냈다. 또 “물가안정도 체감경기의 중요한 요소”라며 “현재는 물가가 안정된 상태라 이런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에 대한 질문들도 쏟아졌다. 이 총재는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배경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환율하락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맞다”는 전제를 단 뒤 “다만 환율 변동성이 너무 커져서 혹시 쏠림현상이라도 생긴다면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을 못하게 되기 때문에 그러한 변동성 확대에 따른 쏠림현상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화강세를 수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환율의 방향성을 얘기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시장에 혼선을 줄 수 있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자제했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물가안정, 성장, 대내외 불균형 등을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면서“경기회복세가 지속돼 수요부문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생겨 물가안정을 저해할 상황에 이르면 선제적으로 (금리인상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를 결정할 때 성장과 물가, GDP갭, 한계기업 구조조정 중에 무엇이 가장 중요한 요소냐는 질문에 대해서 “금리를 운용할 때 물가와 성장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맞다”면서도 “금리 결정을 할 때 모든 요소를 고려한다”는 교과서적 답변을 내놓았다.
이 총재는 첫 기자간담회를 비교적 무난하게 마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있었던 금통위 회의에서 이 총재의 첫 주재회의인 만큼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이 총재는 많은 카메라 앞에서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첫 소감을 말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이날 마지막 금통위를 마치고 퇴임하는 임승태 금통위원에게 인사를 건넸다. 임 위원은 4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14일 물러난다.
이 총재는 이날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그는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