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역발상의 제품으로 소주시장에서 반격에 나섰다.
롯데칠성음료가 내놓은 ‘처음처럼 순하리’ 등 낮은 도수의 소주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높은 도수의 소주로 판매를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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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
김 사장은 높은 도수의 소주로 ‘소주의 충성고객’을 잡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들어 4월까지 고도주인 ‘일품진로’가 17만 병 이상 팔렸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62% 늘어났다.
일품진로는 25도로 고도주에 속한다. 참나무통에서 10년 이상 숙성시킨 고급제품으로 차별화했다.
일품진로의 가격대도 높은 편이다. 대형마트 기준 1만2천원 정도로 일반소주의 10배에 이른다. 일품진로는 2013년 병 모양과 상표를 바꾸면서 알코올 도수를 23도에서 25도로 올렸다.
일품진로는 도수를 높인 뒤 오히려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알코올 도수를 높이기 전 매월 6500병 정도 팔렸으나 리뉴얼한 2013년 7월을 기점으로 매년 2만 병이 넘게 팔렸다. 최근 4만 병까지 판매량이 늘어났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일품진로는 중장년층으로부터 충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도 일품진로와 토닉워터를 섞어 보드카처럼 얼음에 섞어 마시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규 사장은 일품진로가 리뉴얼한 뒤 인기를 얻는 데 힘입어 ‘참이슬 클래식’도 최근 다시 내놓았다.
참이슬 클래식은 병뚜껑을 빨간색으로 바꾸고 광고도 복고풍으로 꾸몄다. 참이슬 클래식은 전체 참이슬 월평균 판매량의 30% 이상을 꾸준히 차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소주는 소주다운 맛이 있어야 한다”며 “소주처럼 알코올 도수 20% 안팎인 고도주는 해외시장 진출 기회도 저도주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올해 들어 과일소주 등 저도주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도수의 소주를 계속 고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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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트진로 '일품진로' |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3월 유자향을 첨가한 저도주 ‘처음처럼 순하리’를 출시해 40일 만에 150만 병을 팔았다.
순하리는 평가가 SNS에 오르내릴 정도로 인기를 끌어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제2의 허니버터칩’으로 꼽히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순하리 생산라인을 군산공장에서 강릉공장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부산경남 소주업체인 무학도 지난 11일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출시하며 저도주 인기에 올라탔다.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는 블루베리 석류 유자 천연과즙이 첨가된 13.5도주 좋은데이 블루, 레드, 옐로우를 합친 것을 뜻한다. 이 시리즈는 출시한 지 1주일 만에 200만 병이 팔려나가며 순하리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