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자동차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잇따라 북미지역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의 잇따른 공장증설 소식에 공급과잉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미 자동차 공장증설은 늘어나는 공급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한다.

  북미에 자동차공장 건립 붐, 공급과잉 우려 없나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이 기아차 멕시코공장 건설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19일 오토모티브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북미지역에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앞다퉈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토요타 등 5개 자동차회사는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에 공장건립을 고려하고 있으며 GM도 수십억 달러를 들여 북미지역의 조립공장을 넓히고 있다.

볼보도 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첫 북미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북미지역에 공장을 증설하는 이유는 북미지역 자동차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지난해 1653만 대의 자동차가 팔렸다. 2006년 이후 최대치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 증가한 169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미국에서 1650만~ 1700만 대의 자동차가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서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1700만 대를 넘긴 것은 2001년이 마지막이다.

미국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종인 트럭과 SUV, 크로스오버 차량은 생산량이 부족하다. 미국 자동차시장은 앞으로 몇 년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북미지역의 자동차공장 건설 붐으로 앞으로 6년 뒤 북미지역 생산량이 대략 2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공급량 증가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대공황, 세계화 등을 경험하면서 북미 자동차시장이 근본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지금의 공장건설 붐이 지나친 공급과잉을 불러오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특히 요즘의 자동차공장들은 다양한 모델들을 생산할 수 있어 필요하면 더 잘 팔리는 제품의 생산라인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도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를 덜어준다.

혼다는 최근 오하이오주공장에서 판매량이 저조한 크로스투어 대신 아큐라 MDX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새로 세워지는 자동차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차량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북미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제품들이다. 곧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져 수입되던 차량이 현지생산으로 바뀌는 데 불과하다. 이런 점도 공급과잉의 우려를 해소해주는 대목이다.

닛산의 무라노와 렉서스ES, 혼다의 소형차 핏 모델도 한때 일본에서 수입됐지만 지금 북미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2022년까지 북미지역에서 공장증설과 기존공장들의 생산량 확대로 늘어나는 자동차 공급량이 대략 400만 대 정도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190만 대는 북미지역으로 수입되던 차량을 현지생산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제로 늘어나는 공급량은 210만대 정도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