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5G통신 상용화 뒤 LTE 품질 떨어져 소비자 불만 높아져

▲ 6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시 삼성동 사무실에서 세 이동통신사의 LTE 속도를 측정했다. 사진은 KT(왼쪽부터), LG유플러스, SK텔레콤을 사용하는 스마트폰에서 벤치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속도 측정을 실시한 결과.

KT가 5G통신을 도입하면서 기존 LTE통신의 데이터 끊김현상이 계속돼 KT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KT가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기 전에 LTE통신 도입 초기 시절에 기울였던 3G 품질 향상 노력을 5G와 LTE 시대에도 지속해야 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6일 KT 관계자는 “통신 품질문제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불만 접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지역이나 시간대별로 통신속도가 다른 만큼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IT 커뮤니티 사이에서 KT의 LTE통신을 놓고 데이터 끊김현상과 속도 지연문제 등의 불만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KT의 LTE통신 품질은 4월 초 5G통신이 상용화된 이후 이용자들로부터 계속 문제가 제기돼 왔다.

KT는 논란이 발생하자 4월 중순 5G 최적화 작업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혼선이 빚어졌고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곧 괜찮아질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KT 가입자들은 3월까지만 해도 잘 쓰던 LTE통신이 갑자기 느려지고 전파가 끊겨 사용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며 통신 품질을 놓고 아직도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이용자는 특히 5월 초 연휴기간에 명동 등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 LTE통신이 잘 연결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터넷 웹페이지가 넘어가지지 않고 로딩시간이 길며 카카오톡 메시지도 제때 전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네이버 등 포털에서 보고 싶은 기사를 클릭하거나 인스타그램을 열 때 화면이 정지된 채 먹통이 돼버려 스마트폰 전원을 껐다 다시 켜곤 한다”며 “다시 켰을 때는 보통 3G통신망에 연결돼 느린 속도로 실행이 되기 때문에 한 달에 데이터 100GB가 제공되는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것이 무색하다”고 말했다. 

다른 이용자는 집에서 모바일게임을 하는데 통신 연결이 불안정해 자꾸만 접속이 끊겨 게임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불만을 보였다. 그는 휴대전화가 고장났다고 생각해 서비스센터를 방문했지만 휴대전화에는 이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KT 이용자들은 “경의중앙선을 타고 출퇴근하는데 야구 1이닝을 제대로 못 보고 있다”, “초행길에 네비게이션 앱이 버벅거려 주변을 뺑뺑 돌았다”, “이제는 체념하고 쓴다” 등의 반응도 내놓고 있다. 

KT의 LTE 품질 저하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KT가 5G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뒤 LTE 통신장비의 소프트웨어를 5G 통신망과 연동해 사용하는 NSA(None Stand Alone)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KT를 포함한 통신사들은 5G통신 도입 초반에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NSA방식을 활용할 수밖에 없어 두 통신망을 연동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5G통신망을 단독으로 쓰는 SA(Stand Alone) 표준이 상용화되려면 최소 1년에서 최대 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이런 문제가 꾸준히 재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KT가 5G와 LTE 신호를 기지국까지 연결하는 '백본'망을 공유하고 있어 LTE통신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에 LTE통신에서만 사용하던 백본망을 5G통신과 동시에 쓰게 된 만큼 LTE 속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LTE와 5G통신 연동에 같은 방식을 쓰고 있지만 아직 통신품질 저하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KT가 현재 국내 통신사 가운데 단기간에 가장 많은 5G 가입자를 확보해 LTE통신의 품질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KT가 5G통신 도입 초반부터 가입자를 늘리는 데 열을 올리기보다 기존 LTE 소비자들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2011~2012년 한창 LTE통신망 구축을 진행했을 때 기존 3G통신망에도 신기술 도입 등 다양한 보완투자를 통해 3G통신의 품질이 나아지도록 노력했던 경험이 있다.

KT가 이처럼 LTE통신의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한 충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결국 소비자들이 KT에 신뢰를 잃고 다른 통신사로 이탈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5G 상용화에 따른 LTE 네트워크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진 만큼 LTE에도 별도의 투자를 진행해야 신뢰도 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