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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알리려 품절 자작극까지...속타는 MS

주은아 기자 orchidjoo@businesspost.co.kr 2013-12-30 15: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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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블릿 알리려 품절 자작극까지...속타는 MS  
▲ MS사의 태블릿 PC 서피스2.

지난 16일, 크리스마스 쇼핑이 한창이던 미국에서 유명 온라인 쇼핑몰들이 일제히 서피스2 품절 팻말을 내걸었다. 서피스2 제조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식 웹사이트는 물론이고, 월마트와 베스트바이 등의 대형 쇼핑몰에서도 서피스2와 상급기종 서피스2 프로는 품절 사태를 빚었다. 미국의 IT전문지 매셔블의 아다리오 스트레인지 기자는 뉴욕, 포틀랜드, 오레곤, 오스틴의 베스트바이 지점 영업 부서에 전화를 걸어 서피스2와 서피스2 프로의 재고가 정말로 없음을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미국의 언론매체 허핑턴포스트는 베스트 바이 대변인과의 인터뷰에서 일시적 품절은 발생하지만 거의 즉각적으로 새 물량이 입고되고 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뉴욕, 필라델피아, 로스앤젤레스의 일부 베스트바이 매장의 경우, 실제로 매장에 서피스2프로 재고가 남아 있는데도 인터넷상으로는 매장 직수령 예약 옵션 선택시 품절로 표시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스트바이 쪽은 MS가 서피스RT를 대량으로 출하했다가 재고를 떠안게 된 사건 이후로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일부러 생산량을 줄임으로써 품절을 유도했다고 추측했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 CNET 역시 로스앤젤레스의 베스트 바이 지사 대표로부터 지난 몇 주간 공급 자체가 “물방울 몇 방울 떨어지는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인기가 많아 품절 사태가 빚어졌다기보다는 공급 부족으로 일어난 일이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MS의 경영 전략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자문회사 디렉션즈온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이클 쉐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서피스2 품절 사태를 두고 MS가 품절을 의도하고 적은 수량만을 생산했다고 분석했다. 쉐리는 "MS가 실제로 판매할 수 있는 수량만을 생산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매 분기 전 세계 태블릿PC의 판매량을 분석하는 리서치 업체 IDC 월드와이드태블릿트래커의 지테쉬 우브라니 애널리스트도 “이번 분기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출고량을 줄였다"고 말했다.


MS가 지난 7월 제공한 2013년 4분기 대비 투자자용 담화문을 살펴보면 무려 9억 달러 어치의 서피스RT 관련 재고를 손실 처리했다는 대목을 확인할 수 있다. MS가 서피스RT 판매량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서피스RT를 대량생산했다가 원화 1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본 것이다.
 
업계에서는 시장 후발주자인 MS가 진입에 급급한 나머지 시장조사를 소홀히 한 결과라고 분석했으며, MS가 이 손실을 통해 뼈저린 교훈을 얻어 이번에 출고량을 줄이고 품절 사태를 유도했다고 관측했다. 한편 MS의 서피스 담당 부서는 서피스2 및 서피스2프로의 판매량에 대한 데이터 제공을 거부했다.


◆자작극으로라도 인지도 높이고픈 MS

MS가 품절을 일부러 유도하는 전략을 취한 것은 서피스2와 서피스2프로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간절한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MS는 태블릿 시장 후발주자로서 시장 점유율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 점유율 1% 선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아이패드 킬러”라는 별명을 붙여 가며 출시한 서피스 시리즈는 아이패드는커녕 기타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 피씨들을 따라잡기에도 버겁다.
 
IDC 집계 결과 2013년 3분기 전 세계 태블릿 피씨 시장에서 애플은 29.7%, 삼성은 19.7%의 점유율을 기록한 반면 MS는 0.7%에 그쳤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MS는 지난 6월 30일 종료된 회계 연도 기준으로 8억 5천 3백만 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애플의 아이패드는 거의 40배에 가까운 332억 달러어치가 판매되었다. MS가 PC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였던 과거에 비추어 보면 초라한 성적이다.


MS는 이전에도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꼼수'를 부렸다. 지난 3분기 서피스RT 모델은 한 분기에만 4백만 달러어치가 팔리면서 2분기 판매량의 2배 가까이를 기록했는데, 3월에 서피스 RT의 전원 칩을 공급하는 업체 Nvidia의 CEO 젠슨 황이 서피스RT의 판매고가 “실망스럽다”고 말한 것과는 대조적인 수치였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는 서피스RT의 진가가 인정받았다기보다는 MS가 지난 여름 서피스RT의 가격을 “후려쳤기” 때문에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났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MS는 6월에는 구매 고객에게 129달러 상당의 키보드를 무상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했으며, 정가 499달러였던 서피스RT를 349달러까지 할인했다. 국내에서도 서피스RT는 지난 9월 학생 할인을 받으면 최저 24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등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펼쳐 점유율 확보를 시도한 바 있다.


◆서피스 시리즈, 안 팔리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서피스 시리즈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대체로 비슷하다. 성능이 지나치게 좋아서 오히려 문제란 것이다. 일반적으로 태블릿에서 기대하는 성능보다는 고성능인데, 그렇다고 아예 PC처럼 활용하자니 차라리 돈을 보태어 노트북 컴퓨터를 구매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반응이다.

MS는 현재 태블릿과 PC의 절충안적인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MS가 시장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서피스와 서피스2를 비교 리뷰한 제럴드 터케이는 “이것이 내 노트북이나 데스크탑 컴퓨터의 대체품이라기보다는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피스만의 뚜렷한 특장점이 없는 것도 서피스 시리즈의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의 한 태블릿 PC 전문 리뷰어는 “학습용으로는 필기가 편한 갤럭시 10.1에, 동영상 감상용으로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아이패드에, 장난감용으로는 아이패드 전 시리즈에, 가격 경쟁력은 델 베뉴8에 밀린다”고 평가했다.
 
MS의 태블릿 라인인 서피스 시리즈는 서피스RT 모델부터 클라우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 주요 특징이다. 프로그램이나 앱을 태블릿에 직접 설치하는 대신 서버로부터 열어 사용하고 저장할 수 있어 편리하다. 그러나 작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웹상에서 열 수 있고, 작업 중인 모든 파일이 서버 상에 저장되는 서비스는 지난 2012년 4월부터 구글이 구글드라이브 및 구글클라우드를 통해 제공하고 있어, 독보적인 차별성을 띠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서피스 업데이트의 불안정성도 소비자들이 서피스 시리즈를 기피하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 19일, MS는 서피스2프로 최신 업데이트를 설치한 사용자들이 배터리 충전량이 갑자기 줄어들거나 슬립 모드를 중지하면 빈 화면만 나타나는 현상, 와이파이가 연결되지 않는 현상 등을 호소하여 부랴부랴 업데이트 배포를 중지하는 수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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