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미국에서 금융주선을 맡으며 프로젝트금융(PF)에서 경험을 쌓을 기회를 잡았다.
미국 발전소 건설사업에 금융주선사로 참여하게 된 것을 마중물로 삼아 해외에서 NH농협은행의 투자금융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2일 NH농협은행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NH농협은행은 한국남부발전과 대림에너지가 미국 미시간주에서 7월 착공에 들어가는 1048메가와트 닐스(Niles) 가스복합발전사업의 금융주선사로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와 함께 참여한다.
투자금융에서 사업영역을 넓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금융주선사 선정 과정에 참여했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대규모 인프라 구축사업에서 금융주선사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자금조달 능력뿐 아니라 어떤 사업에 참여해 왔는지가 중요하다”며 “발전소 건설사업을 중심으로 하나씩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NH농협은행이 미국 발전소 건설사업의 금융주선사로 선정되도록 하기 위해 특별히 공을 들였다. 2017년 미국에서 투자금융사업의 영역을 넓힐 기회를 놓친 아픈 기억 때문이다.
NH농협은행은 2017년 미국 메릴랜드주 메타우먼가스발전소 건설사업에 공동 금융주선사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수수료수입과 안정적 이자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됐지만 수익성 문제로 사업이 중단되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번 사업은 발전소 건설계획과 자금조달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된 만큼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이 매무 높다. 미시간주에 건설되는 발전소는 7월17일 착공에 들어가 2022년 2월15일 준공된다.
한국남부발전과 대림에너지는 총사업비 1조1880억 원 가운데 52%를 채권과 선순위대출 등 금융으로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NH농협은행이 2334억 원,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각각 875억 원가량을 선순위대출로 제공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5월7일경 사업자와 금융주선사 사이에 공식 서명식이 열리면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이번 사업 참여를 계기로 미국 프로젝트금융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앞으로 인프라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주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4월30일 2조 달러(2330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계획에 합의했다.
이 행장은 미시간 발전소사업을 시작으로 프로젝트금융 참여의 물꼬를 튼 만큼 앞으로 추진될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행장은 금융주선 경험을 쌓기 위해 NH투자증권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미국 닐스 가스복합발전사업뿐 아니라 국내에서는 충청남도 병술만 태양광 발전사업에 NH투자증권과 함께 참여했다,
NH투자증권이 보유한 금융주선 노하우를 활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에도 미국 오하이오주에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우스필드 에너지 프로젝트’의 금융주선을 맡는 등 경험이 많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농협은행이 공동주선사로 해외 프로젝트금융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고 NH투자증권의 노하우도 배우고 있는 만큼 단독주선을 위한 투자금융역량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