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증권선물위원회 공석을 채우는 데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중요 현안의 처리도 지연되고 있다.
25일 금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두 달째 공석인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4월 중으로 제청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에 최준우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국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국장은 1968년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고 행정고시 35회다. 금융위원회에서 공정시장과장, 자본시장과장을 비롯해 인사과장, 금융구조개선과장 등을 거쳤다.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번 인사제청은 큰 변수가 없다면 통과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상임위원 자리를 두고 한차례 특정 인사가 추천됐었으나 청와대가 반려했다는 소문이 나도는 데다 상임위원 자리의 공석기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상임위원 자리를 채워도 여전히 증권선물위원회의 민간출신 비상임위원 1인의 자리가 공석이다.
증권선물위원회 구성원 5인은 금융위 부위원장이 겸임하는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과 상임위원을 제외하고 민간출신 비상임위원 3인으로 구성된다. 비상임의원은 각각 법률, 회계, 금융 전문가가 담당하는데 현재 회계 전문가가 비어있다.
비상임위원을 충원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내에서 뽑는 상임위원과 비교해 적합한 인사를 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적합한 인사를 찾아도 후보 검증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일부 인사가 물망에 올랐었으나 내부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증권선물위원이 되면 겸직과 영리목적사업 참여는 금지되고 감독 대상단체의 사외이사나 임직원 등도 맡을 수 없게 돼 교수 등 유력직군 인사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문제 등 최근 예민한 안건이 많았고 기업의 외부회계감사가 강화되면서 증권선물위원회의 회계관련 전문가 자리를 놓고 꺼려하는 분위가가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선물위위원회가 한동안 5인체제를 구축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KB증권 발행어음사업 인가와 금융감독원에서 넘어온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자금 부당대출 제재 등의 안건은 상반기 중에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3인의 위원만 있어도 의결은 가능하다.
하지만 KB증권 발행어음사업 인가,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자금 부당대출 제재 모두 업계에 미칠 영향이 큰 안건이라는 점에서 증권선물위원회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내부적으로 중요한 안건은 5인 위원이 모두 구성된 뒤 결론을 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현재 상정된 안건의 업계 파급력이 큰 만큼 부담도 클 것”이라며 “게다가 한국투자증권 관련 안건은 사실관계가 복잡해 새 위원이 오더라도 검토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