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세계 215개 국가에서 구글플레이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지만 구글플레이 포인트 프로그램을 도입한 국가는 한국과 일본 두 곳뿐이다.
▲ 민경환 구글 한국 안드로이드 앱·게임 비즈니스 개발 총괄.
포인트 혜택을 앞세워 원스토어, 에픽게임즈 스토어 등 경쟁기업의 수수료 인하정책으로 치열해진 한국 앱마켓시장 경쟁에서 구글플레이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3일 구글은 포인트 적립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사와 사용자 모두에게 구글플레이 스토어 플랫폼의 매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민경환 구글 한국 안드로이드 앱·게임 비즈니스 개발 총괄은 이날 한국 구글플레이 포인트 프로그램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모바일앱시장이 성장하고 성숙함에 따라 앱과 게임은 일시적으로 판매하고 끝나는 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서비스가 돼가고 있다”며 “구글플레이 포인트 프로그램이 앱과 게임 개발사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구글플레이 스토어 사용자들에게는 혜택을 주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스 김 구글플레이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디렉터는 “한국은 구글플레이에게 가장 중요한 나라 가운데 하나”라며 “구글플레이는 한국 사용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플레이 스토어는 여전히 한국 앱마켓 1위 사업자지만 30%의 플랫폼 수수료가 너무 많다는 지적과 경쟁기업들의 공세를 받고 있어 새로운 전략이 절실하다.
원스토어와 에픽게임즈 스토어 등은 플랫폼 수수료를 각각 기본 20%에서 최대 5%, 12%로 낮추며 한국 앱마켓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네이버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뭉쳐 설립한 원스토어는 2018년 7월 수수료를 인하한 뒤 2개월 동안 새로운 앱 등록건수가 30%, 전체 거래액은 15% 늘어났다. 2018년 4분기 게임부문 매출도 분기 매출 처음으로 1천억 원을 넘어섰다.
‘포트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즈도 12일 자체 플랫폼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국내에 내놓고 에픽게임즈 17종류의 온라인게임을 선보인 데 이어 앞으로 모바일게임과 다른회사 게임들로 플랫폼 영역을 넓혀나가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우선 앱마켓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부문을 중심으로 구글플레이 포인트 프로그램을 확대해나간다.
구글플레이 포인트 프로그램에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웹젠,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펄어비스, 데브시스터즈, 이꼬르, 펍지, 슈퍼셀 등 많은 국내외 게임개발사들이 참여한다.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리니지M’ 이용자들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 안에서 소모품 형태의 아이템을 구글플레이 포인트로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엔씨소프트는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리니지샵 등에서 구매할 수 없고 구글플레이 포인트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등 리니지M 안에서 구글플레이 포인트 혜택을 늘려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강정수 엔씨소프트 리니지M 사업실장은 “구글플레이 포인트 프로그램 참여를 제안받고 처음에는 ‘이거 마일리지 프로그램인데? 우리 게임 안에도 이미 있는데?’라고 생각했다”며 “리니지M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리니지M을 하지 않거나 게임을 하다가 이탈한 이용자들을 유입하는 것인데 구글플레이 포인트 프로그램이 이런 부분에서 리니지M에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리니지M에 구글플레이 포인트 프로그램을 적용해 새로운 이용자의 유입과 기존 이용자 혜택 강화 두 가지 부분에 모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바일게임 ‘쿠키런’을 개발한 게임회사 데브시스터즈는 구글플레이 포인트 이용자들이 ‘쿠키런: 오븐 브레이크’ 게임 패키지를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게임회사 이꼬르는 구글플레이 포인트 프로그램을 통해 모바일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오늘도 환생’의 쿠폰상품을 준비했다.
구글은 게임개발사들을 시작으로 일반 앱 개발사들과 협업을 진행해 조만간 게임이 아닌 앱들에서도 구글플레이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나갈 계획을 세워뒀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2018년 구글은 구글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매출 5조4098억 원을 거뒀다. 이는 국내 앱마켓시장 전체 매출의 63.2%에 이른다.
애플 앱스토어는 24.8%, 원스토어는 11.1%의 점유율로 그 뒤를 이었다.
구글은 23일부터 한국 구글플레이 이용자를 대상으로 구글플레이 안에서 이뤄지는 모든 결제에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보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구글플레이 이용자들은 적립한 포인트를 게임 안 아이템이나 할인쿠폰을 사거나 구글플레이 잔액을 충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