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올해를 소프트뱅크의 글로벌 도약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손 회장은 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실적 발표회에서 회사이름을 바꾸고 구글 출신 임원을 후계자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
회사이름의 변경은 다국적 기업으로서 지주회사의 입지를 분명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소프트뱅크’ 이름은 자회사인 ‘소프트뱅크모바일’이 사용하게 된다.
그는 ‘세계화 2단계 진입’의 의미와 관련해 “지금까지 소프트뱅크가 일본에 그 축을 두고 해외에 투자해 왔다면 앞으로 해외가 중심이 될 것”이라며 “세계시장 제1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글로벌 인재들을 소프트뱅크 중추로 영입해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손 회장이 구글 출신의 니케시 아로라(47) 해외사업담당 부회장을 소프트뱅크 대표이사 부사장에 임명한 것도 소프트뱅크의 세계화를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니케시 아로라 부회장은 6월19일부터 소프트뱅크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는다. 손 회장은 이사회 의장 직위를 유지하며 당분간 경영을 책임진다.
손 회장은 아로라 신임 대표이사에 대해 “지난 9개월 동안 함께 일하면서 가장 중요한 후계자 후보임에 틀림없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창사 이후 영어로 프레지던트(president)라는 직함을 다는 사람은 나 외에 아로라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아로라 대표는 인도공대(IIT)를 졸업한 뒤 2004년 구글에 입사했다. 유럽법인 대표, EMEA(유럽-중동-아프리카)총괄을 거쳐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구글의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를 맡았다. 지난해 10월 소프트뱅크의 최고투자책임자(CIO)로 합류해 해외투자업무를 진행해 왔다.
손 회장은 “2006년 일본 이동통신사업에 뛰어든 이후 10년 동안 나의 생각과 시간의 90% 이상을 통신사업에 집중해 왔다”며 “이제 취미처럼 계속해 왔던 인터넷분야 투자로 다시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투자방향 전환을 선언했다.
아로라 부회장은 소프트뱅크의 인터넷사업 투자를 책임지고 소프트뱅크를 글로벌 기업으로 만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니케시 아로라 소프트뱅크 해외사업담당 부회장 |
소프트뱅크는 2014년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에 매출 8조6702억 엔, 영업이익 9872억 엔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3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80%는 일본통신사업에서 창출됐다.
소프트뱅크는 순이익이 28% 증가한 6683억 엔을 기록해 5년 연속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일본 스마트폰 가입자가 순조롭게 증가했고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보유한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뉴욕증시 기업공개(IPO)로 주식평가이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가 2013년 인수한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는 3월 말 기준으로 가입자가 5710만 명으로 버라이즌, AT&T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스프린트는 올해 1분기 2억2400만 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