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를 인수할 회사가 확정되면 카드업계의 판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현재 하나금융지주가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지목되는데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카드업계에서 중위권 다툼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롯데카드 매각이 마무리되면 카드업계에서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
19일 마감된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에 하나금융지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3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4월 말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당초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지주의 2파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한화그룹이 막판에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보다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자금과 역량을 집중하려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화그룹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항공엔진사업을 하고 있는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시너지도 노릴 수 있다.
사모투자펀드(PEF)와 하나금융지주가 맞붙으면서 하나금융지주 쪽에 승기가 기울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롯데카드 인수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대에 그치는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비중을 2025년까지 30%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지난해 7개 카드사(BC카드 제외)의 순이익을 살펴보면 신한카드(5154억 원), 삼성카드(3439억 원), KB국민카드(2866억 원), 현대카드(1537억 원), 롯데카드(1143억 원), 우리카드(1270억 원), 하나카드(1061억 원) 순이다.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를 인수해 하나카드와 합병하면 현대카드를 훌쩍 뛰어넘어 KB국민카드를 바짝 뒤쫓게 된다.
카드업계 구도가 기존 1강3중3약에서 1강4중1약으로 바뀌는 셈이다. 신한카드가 멀찌감치 앞서 나가고 2위권을 두고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 현대카드, 통합 하나카드가 경쟁하는 구도가 된다.
순위가 한 계단씩 밀리는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로선 아쉬움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현대카드는 5월부터 코스트코에서 현대카드로만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지만 KB국민카드는 순이익을 끌어올릴 만한 마땅한 방안을 찾기 쉽지 않다.
특히 KB국민카드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업계 2위권을 강조하고 있어 더욱 부담이 클 수 있다. 윤 회장은 여러 차례 공식석상에서 KB국민카드와 KB증권, KB손해보험은 확실한 2위권을 확보하고 1위에도 근접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윤 회장이 직접 카드사를 인수하려는 계획이 있다고 밝히기는 했으나 실제 인수가 이뤄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혼자 하위권에 남게 되는 우리카드 역시 마음이 불편한 건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올해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카드사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할 필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업황이 악화될수록 규모가 작은 하위 카드회사들이 더욱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롯데카드 내부에서는 하나금융지주의 인수를 크게 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에 카드사가 없다는 점에서 구조조정 가능성이 낮아 롯데카드 직원들은 내심 한화그룹의 인수를 바랬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그룹은 그동안 한화생명,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 등을 인수한 뒤에 구조조정을 거의 하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