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리딩뱅크를 탈환하기 위해 계열사간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윤 회장은 KB금융에 마케팅기획부를 신설해 시너지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윤 회장은 LIG손해보험을 완전히 인수한 뒤 다른 계열사와 협력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 KB금융, 계열사간 협업 넓혀
KB국민은행은 KB국민카드와 함께 중국인 관광객 대상의 금융사업 협업에 나선다고 7일 밝혔다.
KB국민카드는 최근 중국 최대 규모의 카드회사 유니온페이(은련카드)와 제휴협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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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국민은행은 해외에서 발행된 유니온페이 사용자들에게 전국 영업점에 있는 자동화기기(ATM)를 통한 예금 인출과 현금서비스를 제공한다. KB국민카드는 국민은행과 유니온페이간 자동화기기 이용과 관련된 정산을 맡는다.
국민은행은 4월 말 KB투자증권과 함께 운영하는 복합점포 1호점 ‘청담개인자산관리(PB)센터’를 열었다. 이 복합점포는 한 영업점의 같은 공간에서 고객에게 은행과 증권 관련 상품 상담과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윤 회장은 이를 통해 KB금융 계열사들의 협업영역을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그동안 핀테크사업부문에서 계열사간 협업을 주로 진행했다. 핀테크는 IT기술과 금융산업의 융합을 가리킨다.
KB금융은 지난 3월 문을 연 ‘핀테크허브센터’를 만드는 데 모든 계열사가 참여했다. 각 계열사는 이 허브센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핀테크 스타트업기업 지원 프로그램에도 협조한다.
국민은행은 지원이 결정된 핀테크 스타트업기업에게 금융상담과 IT기술 시험환경 등을 마련한다. 그 뒤 KB투자증권이 초기 지분투자와 기업공개(IPO) 등 기업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KB금융은 “핀테크 스타트업기업이 허브센터에 사업제안을 내면 전담 직원과 관련 계열사가 동시에 내용을 검토할 것”이라며 “KB금융 계열사간 연계를 통해 접근성을 늘리고 사업모델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리딩뱅크’ 만들려면 계열사간 시너지 필요
윤 회장은 KB금융이 ‘리딩뱅크’ 지위를 되찾으려면 계열사들이 서로 협력해 강한 시너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KB금융은 그동안 경쟁사인 신한금융보다 계열사간 시너지가 적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신한금융은 2012년부터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함께 운영하는 ‘신한 개인자산관리(PWM)센터’를 통해 공동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계열사간 협업을 통해 수익을 크게 늘렸다.
윤 회장은 KB금융의 이런 약점을 고치기 위해 지난해 말 KB금융 조직을 개편하면서 마케팅기획부를 새로 만들었다. 이 부서는 KB금융 계열사간 협업과 시너지 창출 업무를 전담한다. 핀테크허브센터 신설도 이 부서에서 내놓은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KB금융 마케팅기획부를 통해 LIG손해보험과 다른 계열사의 협업방안을 찾고 있다. KB금융은 최근 LIG손해보험 인수가격을 확정하는 등 인수절차를 거의 끝냈다.
KB금융 마케팅기획부는 LIG손해보험과 국민은행의 협업으로 방카슈랑스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가리킨다.
국민은행은 전국에 1100여 개에 가까운 영업점을 두고 있다. LIG손해보험과 보험상품 판매에서 협업할 경우 강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은 LIG손해보험과 KB생명의 협업도 모색하고 있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손해보험 설계사는 생명보험상품 1개를 함께 판매할 수 있다. 이를 통해 LIG손해보험 전속 설계사가 KB생명 상품을 같이 파는 교차판매가 가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회장은 KB금융의 모든 계열사가 협업해 시너지를 키우기 위해 마케팅기획부를 만들었다”며 “LIG손해보험 인수가 끝날 경우 국민은행과 KB생명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