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SK브로드밴드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앞두고 '결합상품 규제'라는 암초를 만났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과 IPTV 등에 대한 결합상품 시장에서 법정 할인 한도액인 30%가 넘는 할인율이 적용되거나 현금이 지급되는 등 불법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 미래부 방통위, 유무선 결합상품 판매시장 과열여부 조사
6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각각 유무선 결합상품 판매시장에 대한 조사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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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
미래부는 ‘결합상품 제도개선 연구반 회의’를 통해 이동통신 사업자의 과열경쟁이 유선상품 시장에 고스란히 이어지는 것이 과도한 마케팅 때문이라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방통위도 최근 ‘결합상품 제도개선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시장 조사를 펼치고 있는데 이르면 5월 안으로 결합상품 고시 개정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이들은 이번 조사가 특정업체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3월 “결합상품은 무조건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결합상품 규제에 대한 시장의 걱정이 과도하다는 것이다.
미래부 관계자도 “시장 전반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펼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특정 사업자를 지목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합상품 규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면 그 화살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를 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에서는 바라본다.
IPTV와 초고속인터넷 등과 이동통신 서비스 결합상품 시장에서 SK브로드밴드의 시장 점유율이 업계 1위 KT를 제칠 만큼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두 회사의 IPTV와 이동통신 결합상품 가입자 수는 모두 274만 명으로 1년 전보다 무려 56만 명이나 증가했다. 점유율도 43%에 이른다.
반면 IPTV 시장 점유율 1위 KT는 지난해 결합상품 가입자 수가 244만 명에 그쳐 시장 점유율이 38%에 머물렀다.
초고속인터넷과 이동통신 결합상품 시장 점유율도 SK그룹 통신 계열사가 57%로 가장 높았다. KT와 업계 3위 LG유플러스는 이 부문 점유율이 30%대에 그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유무선 결합상품 점유율이 올해 50% 수준에 육박할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결합상품 판매량이 크게 증가해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완전 자회사 편입 가속
SK텔레콤은 뜻하지 않게 결합상품 규제라는 암초를 만났지만 SK브로드밴드와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작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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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왼쪽)과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 |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방통위와 미래부가 조사를 펼치는 것은 시장 전반에 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쟁업체인 KT와 LG유플러스도 결합상품 판매를 하고 있는데 SK텔레콤만 조사 대상이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은 방통위가 정한 결합상품 규정 범위 안에서 공정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SK브로드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작업을 거의 끝냈다.
SK브로드밴드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상정된 주식 교환 계약 승인의 건’과 ‘자진 상장 폐지 승인의 건’을 93%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고 6일 밝혔다.
SK브로드밴드는 6월9일까지 SK텔레콤과 주식 교환을 마무리 짓고 오는 30일 상장폐지된다.
SK텔레콤은 4600억 원 정도의 자사주를 SK브로드밴드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SK브로드밴드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주가는 모두 떨어졌다.
SK텔레콤의 주가는 1만 원 하락해 27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SK브로드밴드 주가도 4535원에 마감돼 전 거래일보다 145원 떨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