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문재 커리어케어 미래사업본부장 전무, 박혜준 F&I 부문장 전무, 정이연 F&S 부문장 상무, 장대훈 F&D부문 상무가 25일 벤처캐피탈 인재수요와 관련한 좌담회를 하고 있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는 25일 현재 벤처캐피탈업계의 상황과 인재에 대한 시장 수요를 논의하기 위해 금융 전문 헤드헌터들의 좌담회를 열었다.
윤문재 본부장(이하 윤) “벤처중심의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제2벤처 붐 확산을 위하여 청와대, 정부, 여당이 한 목소리로 관련 정책의 입법화를 추진하고 벤처, 스타트업의 투자 및 자금조달을 위한 금융 인프라 혁신을 약속하고 있다.
결국 시장에 대규모 정책자금이 유입된다는 것이다. 향후 3년 동안 혁신기업에 100조원의 신규 자금이 공급되고 그 기간에 12조 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하며 80여 개의 바이오와 4차산업 혁신기업들의 코스닥 진입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벤처와 자본은 상호 필수불가결한 관계이므로 벤처시장의 열기는 벤처캐피탈시장도 함께 뜨거워질 것이고 당연히 벤처캐피탈리스트, 투자심사역에 대한 인재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커리어케어에서 금융부문을 이끌어가고 있는 부문장들께서 시장의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하고 있을 텐데 벤처캐피탈을 중심으로 현재 시장상황을 진단하고 금융권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각각 얘기해 달라.”
정이연 상무(이하 정) “정부의 조치에 포함된 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 설립에 주목하고 있다. BDC는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다. 이번 조치를 통해 벤처캐피탈이 주도해 온 벤처,혁신기업들에 대한 투자자격을 자산운용사, 증권사까지 확대했다.
사실 BDC 논의 초기에는 벤처캐피탈을 배제하고 자산운용사, 증권사만 한정하려 했으나 벤처전문영역인 벤처캐피탈업계의 반발로 모두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과거 대비 판이 커지고 운영주체도 투자대상도 많아졌다.
앞으로 벤처캐피탈이 주도해 온 벤처투자에 투자내공을 갖춘 자산운용사와 증권사가 들어와서 새로운 투자대상을 발굴하고 일반투자자의 투자활성화를 촉진시키게 될 것이다. 투자 운영주체의 확장과 투자영역의 확대에 따라 파생되는 인력 수요 역시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장대훈 상무(이하 장) “금융권내 벤처캐피털회사 수는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5년에서 2017년 3년간 약 120개 수준으로 다소 정체돼 있었다. 그러다가 2018년 20개 회사가 신규 등록하여 올해 1월 기준 137개로 집계되고 있으며 최근 발표된 정부의 벤처 지원정책에 의해 연말까지 150개 내외로 전망하고 있다. 관이 움직이니 시장도 움직이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혁신성장을 얘기하면서 올 초 몇 개의 움직임을 보였는데 우선 대통령이 벤처캐피털리스트를 청와대로 초청해서 경제모임을 열었다. 또한 지난 3월 6일에 제2 벤처붐 로드맵이 발표되었고 뒤이어 청와대 경제보좌관에 주영철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선임됐다.
이런 일련의 흐름은 혁신성장의 첨병으로서 벤처캐피탈 분야를 성장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돈이 돌고 사람도 모이면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작년 하반기부터 투자심사역 포지션에 대한 의뢰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고객사의 눈높이가 굉장히 높지만 고급 인력에 대한 시장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고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박혜준 전무(이하 박) “작년부터 프로젝트가 자주 열리는데 어떤 고객사는 사모펀드(PE)쪽 본부를 셋팅하는 작업을 작년 초부터 하면서 대표와 투자심사역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 다른 고객사에서는 투자금융실을 만들면서 벤처캐피탈을 담당할 투자금융실장을 의뢰했다. 그리고 벤처캐피탈 자회사를 세우면서 투자심사역 차,부장급을 찾아달라고 요청한 고객사도 있었다.
고객사에서 벤처캐피탈 전문인력을 의뢰하고 저희가 발굴하고 있는데 고객사가 찾는 인력은 최상위급 대학 출신, 한국공인회계사(KICPA) 자격 필수,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정도 기본스펙에 벤처캐피탈 경험과 딜 소싱까지 할 수 있는 경력을 요구하고 있어 핵심급 인력을 발굴하기가 쉽지가 않다.”
윤 “정부가 판을 키우고 흥행을 위해 강자들을 대거 참여케 함으로써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의 상황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현재 업계에 등록된 심사역은 올해 초 기준으로 1042명이다. 천 명 정도 규모이면 생각보다 전문인력이 부족한 것 아닌가?”
정 “인력수급이 애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벤처캐피탈시장에 자금이 넘쳐나도 운용할 인력이 부족하다. 업계에서 펀드를 만드는 것보다 사람 구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이다. 고객사에서 벤처캐피탈 핵심인력 의뢰를 하면서 창업하여 대표로 재직 중인 시니어 심사역을 요청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나 실제 성사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박 “전반적으로 시장의 풀(Pool)이 좁다. 인력 수급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지만 시장의 풀을 늘려가는 큰 방향성 아래 인력 발굴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어렵다.”
장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과정인지라 인력은 아직 부족하다. 주요 회사의 대표들이 페어플레이를 하자고 협약을 맺는 등 업계 내 노력은 하고 있으나 회사 설립 등 이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향후 인력 전망을 조심스럽게 해보면 5년 내 등록 투자심사역 수가 현재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2천 명 선으로 예상한다.
현재 벤처캐피털 회사가 137개인데 아까 얘기했던 BDC나 벤처 지주회사를 허용하면 기존의 모든 대기업, 지주회사가 벤처캐피털을 만들려고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은 커질 것이고 벤처캐피탈 인력도 함께 늘어날 것이다.”
윤 “벤처 투자의 각 산업별 투자 추이를 보면 과거 벤처 태동기에는 제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위주였는데 최근 지표에서는 ICT, 바이오, 헬스케어, 문화콘텐츠 분야 등으로 다양해지는 것 같다.”
박 “맞다. 최근 데이터를 살펴보니 제약 바이오 24% 정도, 인공지능 5G 기반의 ICT가 21%, 세 번째가 유통 및 서비스이다. 아시아 전체로 봐도 벤처캐피탈투자가 40%정도 증가했다. 세계적인 벤처캐피탈투자는 AI, 자율화 관련 ICT, 바이오헬스 분야가 확대되었다.”
정 “주요 금융사의 벤처대상 투자분야도 국내 기술혁신 분야와 일맥상통한다. A은행의 경우 혁신성장금융팀을 신설해 4차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인공지능, 블록체인, 핀테크, 바이오 분야에 직접투자하고 있으며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24개사에 83억 원을 직접 투자하고 있다.”
윤 “지금까지 정리해보면 벤처캐피탈회사를 필두로 모든 금융권이 벤처영역의 다양한 투자처 발굴을 위해 경쟁하고 있고 향후 양상은 더 치열해질 것이며 시장의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벤처캐피탈 전문인력의 수급 이슈가 시장의 큰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향후 지속적으로 수요가 있을 텐데 고객사는 어떤 사람을 찾고 있는가?”
박 “앞서 얘기한 대로 회계법인 빅4 출신에 회계사, 재무분석사 자격을 선호하고 국내 대표적 투자은행(IB)에서 상장 전 투자(pre-IPO)와 상장(IPO)을 경험했던 사람 중 최상위급 대학 출신을 원한다. 그러나 이런 분들은 잘 안 움직인다.”
장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많은 분들을 접촉했는데 잘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다. 본인들의 요구도 까다롭고 기대 수준도 매우 높다. 주요 컨설팅 회사나 여의도 투자은행 쪽에서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를 했던 사람, 미국·한국공인회계사, 빅4 회계법인의 재무자문(FAS) 쪽에서 활동하는 사람, 주요 연구소 경력의 이공계 출신에 대한 수요가 많다."
윤 “현재 풀이 좁다면 어디서 추가로 발굴할 수 있는가?”
장 “현재 투자심사역이 아니더라도 주요 컨설팅회사, 투자은행 쪽에서도 기업공개를 한 사람, 연구소 출신이공계 인력이 그 대상이 될 것이다. 대표 및 시니어들이 상경계 출신이 많다 보니 산업기술 분야 네트워킹을 강화하기 위하여 이공계 인력을 선호하는 경향이다. ”
정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국내 대표적 기업의 석박사 전문인력도 기술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인사이트를 이미 구축하고 있어 투자분야로의 프로젝트 경험을 쌓아간다면 잠재풀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윤 “마지막으로 벤처캐피탈시장 성장에 대한 우리의 준비와 대응전략을 듣고 마무리하자.”
정 “이제 시장이 바뀌고 있고 그에 따른 수요가 필연적이므로 누가 우수한 인력 풀을 보유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커리어케어는 풍부한 금융 전문인력풀을 구축하고 있으며 금융부문 포함 기술영역의 전문성도 동시에 갖추고 있어 벤처캐피탈시장의 성장은 당사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그 수요를 대응할 수 있는 서치펌이 바로 우리 회사다.”
박 “적극적으로 벤처캐피탈인력을 발굴해야 한다. 주요 금융지주사 및 금융사들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우수인력을 찾아 고객사 선제안을 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사 입장에서도 인재는 늘 필요한 것이다.”
장 “실제로 여러 프로젝트를 해보고 성공사례에서도 느낀바 대로 고객의 니즈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타겟 후보자의 수준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풍부한 풀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인재를 사전에 발굴하여 고객사와 긴밀한 소통과 후보자 설득이 병행되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윤 “벤처캐피탈 인재풀이 좁다고 하지만 그룹으로 넓혀서 보면 대상이 넓어질 수 있다. 투자 대상과 목적에서 차이가 있지만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는 기업의 투자 판단을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두 영역 공히 투자 판단 전문가그룹이다.
벤처캐피탈과 PE 상호간 직무의 선호가 있을 것이나 분명한 것은 두 분야 공히 현재 뜨겁고 앞으로도 치열할 것이다. 어디서든 인재 전쟁은 진행 중이므로 우리는 언제나 준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