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한순간에 무너진 제3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칭) 컨소시엄을 다시 세울 수 있을까?

이 대표는 신한금융그룹을 시작으로 하루 만에 컨소시엄 참여사들이 잇따라 토스뱅크를 떠나며 위기에 놓였다.
 
[오늘Who] 이승건, '토스뱅크' 재구축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까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


남은 기간 소규모 스타트업 등으로 빠르게 컨소시엄을 다시 구성하지 못한다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포기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던 ‘카페24’와 ‘한국신용데이터’ 등은 22일 토스뱅크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이 전날 토스뱅크 컨소시엄 불참을 결정한 것을 시작으로 현대해상, 부동산중개서비스 회사 ‘직방’에 이어 카페24와 한국신용데이터까지 빠지며 이 대표가 주도한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사실상 해체됐다.

이 대표는 신한금융을 15~20% 지분을 투자할 전략적투자자 정도로 여긴 듯 하지만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회사들은 토스뱅크의 시장 안착 여부가 신한금융에 달려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회사의 한 관계자는 “컨소시엄 내부에서 토스뱅크의 사업계획 등을 두고 토스와 이견이 있었지만 신한금융이 남는다면 함께 끝까지 갈 계획을 내부적으로 세워뒀다”며 “은행업 경험이 없는 주주로 구성된 토스뱅크가 신한금융 없이 인터넷전문은행시장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마감일은 27일이다. 

이 대표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하려면 27일까지 단 4일 동안 토스뱅크 컨소시엄을 다시 구성해야만 한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원 수를 정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한 회사가 가질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최대 지분율을 34%로 정하고 있어 이 대표는 참여회사를 4~5개 정도는 구해야만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인가 신청 마감까지 남은 시간과 대기업의 의사결정구조 등을 감안하면 이 대표가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과 다시 협상하며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대표가 4일 안에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시킬 수 있는 회사로는 의사결정에 걸리는 시간이 짧은 소규모 스타트업이 꼽힌다. 

금융위가 인터넷전문은행 최소 자본금 규모를 1천억 원에서 250억 원으로 낮췄기 때문에 이 대표가 최소 자본금으로 토스뱅크를 출범하겠다고 마음 먹는다면 스타트업도 충분히 토스뱅크의 주주 자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로서는 금융위의 인가만 받는다면 시간을 두고 대기업들의 주주 참여를 다시 협상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신한금융과 토스뱅크 컨소시엄 구성원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미처 컨소시엄에 넣지 못한 스타트업 후보군들이 남아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치과의사를 그만두고 창업한다고 했을 때 아무도 공감하지 않았지만 그냥 내 마음대로 창업했다”며 “토스를 만드는 과정도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다는 말과 다를 게 없었다”고 말했다. 

도전을 인생의 가장 큰 가치로 삼은 이 대표는 이번에도 불가능해 보이는 토스뱅크 출범을 포기할 뜻이 없어 보인다. 

토스 관계자는 “기존 컨소시엄 구성을 이어가지 못하게 됐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도전을 완주할 것”이라며 “새로운 주주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