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리 기자 yrcho@businesspost.co.kr2019-03-10 16: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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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TV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올레드 TV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시장 의견을 반영해 본격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섰고 삼성전자도 QLED TV의 강점을 부각하며 시장 입지를 다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오른쪽)과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굳건하게 지켜온 프리미엄 TV 판매량 1위 자리를 지난해부터 삼성전자가 위협하기 시작해 TV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잇달아 ‘올레드(OLED) 기술 설명회’와 ‘2019년형 올레드 TV 신제품 발표행사’를 열고 삼성전자의 LCD TV인 QLED TV가 구현하지 못하는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차별성을 홍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QLED TV에 판매량 1위를 내주게 된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가격 경쟁력도 대폭 강화했다.
LG전자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올레드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 자리를 지켜왔으나 지난해 삼성전자의 QLED TV 할인행사와 공격적 마케팅에 판매량 1위를 넘겨줬다.
이에 따라 올해 내놓는 올레드 TV 가격을 최대 30%까지 낮췄다. LG 올레드 TV 9개 모델은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55형 270만 원~310만 원, 65형 520만 원~890만 원, 77형 1200만 원~1800만 원에 출시된다.
특히 77인치 가격이 대폭 떨어진 점이 눈에 띈다. LG전자는 2016년 77인치 LG 시그니처 올레드 TV를 4100만 원에 출시했는데 이번 신제품 가격은 이보다 3천만 원 가까이 낮아진 1천만 원 초반~후반대로 책정됐다.
삼성전자가 최고급 QLED TV 라인인 65인치, 75인치 가격을 지난해보다 7%가량 낮춘 것과 비교하면 올레드 TV 가격 인하폭이 상당히 큰 셈이다.
다만 절대적 가격으로 비교하면 여전히 QLED TV 가격이 65인치 3499달러(약 397만 원), 75인치 2018년 기준(올해 미정) 5999달러(약 682만 원)로 올레드 TV보다 낮은 수준인데 LG전자는 이에 대응해 프리미엄 LCD TV ‘LG 슈퍼 울트라HD TV’를 선보였다.
LG 슈퍼 울트라HD TV에는 1나노미터(nm) 크기의 미세 분자들이 색의 파장을 조정하고 화면 뒤쪽 전체에 LED 광원이 촘촘하게 배치되는 ‘나노셀’ 기술이 적용됐다. 가격은 75형 550만 원, 65형 249만 원~299만 원, 55형 169만 원~199만 원으로 QLED TV 최고급 제품군보다 싸다.
삼성전자도 LG전자의 공세에 연초부터 QLED TV의 강점을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월12일부터 3월26일까지 세계 주요 거래선과 미디어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삼성포럼 2019’를 열고 ‘2019년형 QLED TV’를 홍보하고 있다.
특히 7일 유럽을 시작으로 세계 영상·음향 분야 전문매체와 업계 전문가들을 초청해 삼성전자 QLED TV의 최신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한다.
이런 행사를 통해 해외매체에서 받은 QLED TV 관련 평가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레드 TV에서 구현하기 힘든 LCD TV의 장점인 ‘밝기’와 삼성전자만의 ‘영상처리 기술’ 등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제지 포브스의 보도를 인용해 QLED TV가 “올레드(OLED)가 쉽게 구현하기 어려운 밝기에 훌륭한 블랙 표현까지 갖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IT(정보기술) 전문매체 HD구루에서 “삼성전자만의 독자적 화질 변환 기술 ‘퀀텀 프로세서’는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한 최고의 영상처리 기술”이라는 호평을 받은 점을 내세웠다.
이 밖에도 QLED TV를 놓고 IT 전문매체 테크레이더, 상·음향기기 전문매체 왓하이파이, IT 전문매체 포켓린트 등에게 최고점 5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새롭게 선보인 QLED TV는 8K 뿐 아니라 4K 역시 차별화된 화질과 AI(인공지능) 기술 등 삼성만의 노하우가 집결돼 있다”며 “앞으로도 혁신적 기술을 기반으로 13년 연속 글로벌 TV시장 1위의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