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할 회사를 찾고 있다.
'위메프', '배달의민족' 등 모바일 플랫폼에 강점을 지닌 회사들의 이름이 거명되는 가운데 유통회사 'BGF리테일'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회장과 김 회장은 각각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구성을 3월 중순까지는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키움증권과 SK텔레콤, 조 회장은 모바일금융 플랫폼인 '토스'를 만든 비바리퍼블리카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출범 준비를 하고 있다.
조 회장과 김 회장은 모두 모바일 플랫폼에 강점을 지닌 회사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의 사례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구성에서 주주회사의 덩치보다는 얼마나 영향력 있는 모바일 플랫폼을 보유했느냐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주주회사는 한국투자금융지주, 카카오, KB국민은행 등이고 케이뱅크의 주주회사는 우리은행, KT, NH투자증권 등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봤을 때 주주회사들의 ‘이름값’은 서로 비슷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지만 카카오톡만큼 강력한 플랫폼이 없었던 케이뱅크는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의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모바일 플랫폼회사로 위메프와 배달의 민족을 꼽고 있다.
전자상거래회사인 위메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월평균사용자(MAU)가 650만 명을 넘어섰다. 전자상거래회사의 매출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 사용자 평균 체류시간도 144분으로 업계 2위로 나타났다.
'우아한형제'가 만든 배달의민족은 국내 최대의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월 평균 사용자가 800만 명을 넘어섰고 누적 내려받기 횟수도 3천만 회가 넘는다.
국내 최대의 영향력을 지닌 애플리케이션인 카카오톡의 월 평균 사용자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4200만 명으로 나타나 카카오톡의 수준까지 바로 갈 수는 없겠지만 위메프와 배달의민족 모두 조 회장과 김 회장이 영입에 관심을 둘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여겨진다.
게다가 위메프와 배달의민족은 정부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설명회에 참석해 인터넷전문은행을 향한 관심도 분명하다.
다만 문제는 위메프와 배달의민족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주주로 참여할 만한 자금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조 회장과 김 회장은 케이뱅크의 사례를 참고해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을 10곳 미만의 주주로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케이뱅크는 20곳의 주주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출범했지만 유상증자 등 주요 현안을 두고 소액주주의 불참과 반대 등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자금은 최소 1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위메프, 배달의민족은 인터넷전문은행 주요주주로서 7~10%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1천억 원 수준의 자금이 필요한 셈인데 두 회사에게는 부담스럽다는 시각이 많다.
위메프는 지난해 적자를 냈고 배달의민족도 순이익 200억 원가량을 내는 데 그쳤다.
모바일 플랫폼회사들의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오프라인 플랫폼에 장점을 지닌 회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는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의 참여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BGF리테일은 유통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설명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세븐일레븐이 이미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다”며 “케이뱅크의 주주에도 GS리테일이 있는 만큼 BGF리테일도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의 최종 구성 단계에 있고 곧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비슷한 내용을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