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경선 후보가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최병렬 새누리당 상임고문을 영입했다고 밝혔다가 최 고문의 부인으로 얼굴이 붉어졌다. 당에서 박심을 잡으려는 시도도 무산됐다.
반면 김황식 후보는 청와대 비서관을 비롯해 대학총장 출신 등을 영입하는 등 세를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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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
정 후보는 3일 최 상임고문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가 무산된 것과 관련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선유중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한 뒤 “본인이 의욕도 있으시고 하신다는 생각도 있으셨는데, 여러 사정으로 주변에 있는 분들이 만류해 무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후보 쪽은 지난 2일 최 상임고문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가 최 상임고문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자 다시 ‘고문’으로 영입한다고 수정해 발표했다. 하지만 최 상임고문은 이마저도 “모르는 일”이라며 못을 박았다.
최 상임고문은 대표적 친박인사다. 박근혜 대통령의 원로자문그룹 '7인회' 멤버이기도 하다. 정 후보는 그런 최 고문을 영입해 김 후보의 박심 효과를 떨어뜨리고 세력이 외연을 넓히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 상임고문의 거듭된 부인으로 체면만 구기게 된 것이다.
정 후보는 새누리당 내부의 이른바 박심을 잡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경선은 대의원과 당원, 국민선거인단과 여론조사가 각각 2:3:3:2 비율로 합산하여 승패를 결정한다. 대의원과 당원의지지가 경선의 5할이나 차지한다. 또 국민선거인단 역시 당원의 영향력이 크다. 그런데 서울의 경우 친박 성향 당협위원장이 70%에 이른다. 누구도 박심을 벗어나면 승산이 희박해 진다.
정 의원이 지난 2일 박정희 전 대통령 가옥을 방문해 “저도 박근혜 대통령 팬클럽”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는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중구청과 협의해서 (박 전 대통령 가옥 주변 정리를 위한)사업을 원만하게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후보와 달리 김 후보는 최근 세력을 연일 확대하고 있다.
최형두 전 청와대 비서관을 영입하며 박심의 무게를 더했다. 게다가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과 심화진 전 성신여대 총장 등도 영입했다. 최 비서관은 과거 김 후보가 총리 시절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을 맡았던 인연으로 김 후보를 돕기로 결정했다.
또 3일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과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에 위촉했다. 정성진 선대위원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국민대 총장, 부패방지위원회 위원장, 국가청렴위원회 위원장과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심화진 선대위원장은 성신학원 이사장, 성신여자대학교 총장, 국립발레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최 전 비서관이 김 후보 캠프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 “누가 봐도 박심 박근혜 대통령과 박심의 복심인 이정현 수석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 여길 것”이라며 ”김황식 총리의 박심 마케팅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