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상무가 LG그룹의 지주사인 LG의 주식을 사들여 지배력을 넓히고 있다.
구 상무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LG그룹에서 4세 경영권 승계 작업이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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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광모 LG 상무 |
14일 LG에 따르면 구 상무는 지난 3일 LG 주식 9만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주당 취득금액은 6만1011원으로 모두 54억9천만 원어치다.
LG는 LG그룹의 지주사다. 구 상무의 지분은 기존 5.83%에서 5.88%로 늘었다.
구 상무는 지난해 12월 친아버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으로부터 190만 주를 증여받아 3대 주주로 올라섰다.
LG의 최대 주주는 구본무 회장이다. 구 회장도 지난 2일 LG주식 35만주를 212억 원에 장내매수해 기존 11.04%에서 지분을 11.24%로 늘렸다.
재계 관계자들은 구 상무가 소폭이지만 LG 지분을 늘린 데 대해 LG그룹 계열사 지배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구 상무는 올해 초에도 LG상사가 방계 물류회사인 범한판토스 주식을 인수할 때 지분을 확보해 경영승계 작업이 빨라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구본능 회장이 지분을 낮추고 구본무 회장과 구광모 상무의 지분을 높인 것은 그룹 지배구조 정비 작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구 상무가 앞으로도 지주사인 LG지분을 확대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 상무는 구본능 회장의 친아들이지만 2004년 큰 아버지인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됐다. 구본무 회장은 아들없이 딸만 둘을 두었다.
재계 관계자들은 LG그룹이 대대로 장자승계 원칙을 따랐던 만큼 구 상무가 구본무 회장을 이어 LG그룹 회장에 취임할 것으로 관측한다. 구 상무는 지난해 11월 상무로 승진해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지난달 27일부터 1일까지 LG 주식 100만 주를 장내매도해 지분율이 4.03%에서 3.45%까지 낮아졌다.
구 상무 외에 LG그룹 4세들도 LG 지분을 소폭 늘렸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아들 구형모씨가 18만 주, 딸 구연제씨가 14만 주를 각각 매수했다.
또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의 장녀 구연승씨가 10만주, 장남 구웅모씨가 18만주를 각각 매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