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독일의 세계적 작가인 귄터 그라스가 향년 87세로 타계했다.

귄터 그라스는 ‘양철북’으로 국내에도 많은 독자를 갖고 있다.

  '양철북' 작가 귄터 그라스, 87세로 타계  
▲ 귄터 그라스
귄터 그라스가 13일 독일 북부 도시 뤼베크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13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귄터 그라스는 1999년 첫 장편소설 ‘양철북’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양철북은 서른 살의 나이로 정신병원에 갇힌 난쟁이 오스카가 편지지 500장 분량으로 쓴 회고담이다. 성장이 멈춘 주인공 오스카의 기인한 삶을 통해 독일 현대사의 굴곡을 상징적으로 그렸다.

그는 양철북으로 게오르크 뷔히너상 등 각종 문학상을 휩쓸었으며 1999년 노벨문학상도 수상했다.

‘양철북’은 1988년 영화로 만들어져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었다.

귄터 그라스는 ‘고양이와 쥐’ ‘개들의 시절’ 등 후속작품을 펴냈는데 ‘양철북’와 함께 단치히 3부작으로 불리고 있다. 단치히는 폴란드의 항구도시로 귄터 그라스가 태어난 고향이기도 하다.

귄터 그라스는 작가로서 뿐 아니라 독일의 대표적 좌파 지식인으로 사회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는 1970년대 독일 통일의 발판을 마련한 사민당 소속 빌리 브란트 전 총리의 선거운동에 뛰어들기도 했다.

그는 시인, 극작가, 그래픽 아티스트로 종횡무진 활약하기도 했으나 2차 대전 당시 히틀러의 나치 친위대에 복무한 전력이 알려져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귄터 그라스는 2006년 과거 행적을 양심고백했다. 그는 2012년 이스라엘이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의 시 ‘반드시 말해야 하는 것’을 발표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귄터 그라스는 2002년 5월 소설 ‘넙치’ 한국어판 출간을 계기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작가 황석영씨와 방북을 추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