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발행어음 규모를 약 4조 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1월28일에는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외화 표시 발행어음도 선보였다.
외화 표시 발행어음은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외화로 자금을 조달해 조달자금의 50% 이상을 외화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투자하고 고객에게는 미리 약정된 금리를 제공하는 금융상품이다.
NH투자증권이 출시한 외화표시 발행어음의 약정금리는 1년 만기물 기준으로 연 3.5%다. 원화 표시 발행어음보다 약정금리가 높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외화 표시 발행어음은 NH투자증권이 판매하고 있는 외화 표시 단기금융상품 가운데 고객에게 가장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며 “외화를 보유한 고객들이 은행 외화예금에 투자했을 때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어 고객들의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1월16일부터 창립 50주년을 맞아 연 5%의 적립형 발행어음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판상품으로 선착순 5천 명에게만 판매된다.
현재 NH투자증권이 판매하고 있는 1년 만기 발행어음의 금리 3%와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특판상품으로 일부에 그치기는 하지만 정 사장이 그동안 발행어음 시장에서 금리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여 온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적극적 움직임을 보인 셈이다.
정 사장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발행어음은 NH투자증권에 ‘밥’과 같이 늘 있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벤트로 변질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 관련 이벤트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발행어음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7월부터 발행어음 판매에 나서면서 조달한 자금이 올해는 온전히 성과에 반영되는 데다 조달 자금의 규모도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이 올해 발행어음으로 조달할 자금 규모를 4조 원 가까이로 늘린 점과 조달한 자금을 통한 기업금융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높인 점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한국투자증권의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총수익 스와프(TRS)거래를 놓고 제재를 논의 중인 점은 발행어음 시장의 변수다.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특수목적법인을 통한 총수익 스와프거래를 통해 법에 정해진 용도를 위반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개인대출로 쓰였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제재 여부의 핵심쟁점인 특수목적법인을 통한 총수익 스와프거래는 그동안 증권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것"이라며 "금감원이 이번 건으로 한국투자증권에 중징계를 내린다면 다른 증권사들의 파생상품거래에도 영향을 미쳐 발행어음을 비롯한 자금 조달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1월24일 열린 제3차 제재심의위원회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의 제재 수위를 결정하지 못하면서 관련 논의는 장기화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