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KB금융지주에 뺏긴 ‘1등 금융그룹’ 타이틀을 1년 만에 되찾았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인수합병시장과 해외사업 확대 등에 집중하며 격차를 더욱 벌리는 데 힘쓴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가 2017년에 KB금융지주에게 내줬던 ‘1등 금융그룹’ 자리를 2018년에 다시 되찾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017년에 KB금융지주에게 9년 만에 선두자리를 내준지 1년 만에 재탈환하는 것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 3조689억 원을 냈다. 2017년보다 7.3% 줄었는데 증권업계 전망치(3조3470억 원)를 크게 밑돌았다.
KB금융지주가 지난해 4분기에 반영한 주요 계열사의 희망퇴직금 비용 규모가 증권가의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KB손해보험과 KB증권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의 순이익이 업황 악화로 2017년보다 20~34%씩 줄어든 영향도 있다.
증권업계 전망대로라면 신한금융지주가 1등 금융그룹을 탈환했을 것이라는 추정에 힘이 실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지난해 신한금융지주 순이익 규모를 3조1969억 원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12일 2018년 실적을 발표한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부터 오렌지라이프 실적이 반영되고 아시아신탁도 인수작업 마무리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KB금융지주와 차이를 더욱 벌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실적이 2019년에 반영되면 신한금융지주의 순이익은 2200억 원 가량 불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신한금융지주의 성장세에 더욱 속도를 내기 위해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조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신한의 모든 것을 완벽히 탈바꿈해야 한다”며 “지난해 우리가 ‘더 높은 시선’에 좀 더 집중했다면 올해는 ‘창도하는 신한’에 중점을 두고 그룹 전체의 창조적 실행력을 높여야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오렌지라이프 및 아시아신탁을 품에 안은 데 이어 올해에는 롯데캐피탈 인수전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해외사업도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순조롭게 확대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외국계은행 1등으로 자리잡은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을 중심으로 신한금융투자, 신한카드, 신한자산운용 등의 현지법인은 디지털 채널을 통해 시너지를 내면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조 회장은 2020년까지 그룹의 해외 수익비중을 2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 세워둔 데다 2020년 3월까지 임기를 1년 남겨둔 만큼 막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회장은 신한금융의 ‘1등 금융그룹’ 탈환을 눈앞에 둔 데 이어 굳히기에 들어갈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며 “KB금융지주도 반격 카드를 준비할 가능성이 큰 만큼 올해 두 금융지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