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개편안이 이뤄질 때까지 여당과 야당, 기획재정부 세제실 등 어디든 가리지 않고 달려가서 설명하는 역할을 하겠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증권거래세 폐지에 적극 나서겠다며 한 말이다.
 
[오늘Who] 권용원, 공직경험 앞세워 증권거래세 폐지 총력전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1일 금융투자협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문재인 정부와 국회에서 증권거래세 폐지 논의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권 회장은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을 전달하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1월31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증권거래세 등 불합리한 자본시장 과세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나 국회 등에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정공법'을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자본시장의 중장기 발전방안을 제시하며 증권거래세를 포함한 세제개편을 금융투자업계 최대 과제로 꼽았다.  

금융투자업계는 그동안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낮추다가 폐지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쳐 왔다. 증권거래세가 폐지되면 투자자금이 증권시장으로 들어와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월31일 권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했을 때 주요 인터넷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에 권용원 회장의 이름이 오르는 등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증권거래세에 관한 관심은 뜨겁다.

권 회장은 증권거래세 축소·폐지를 놓고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을 전달하며 공직에 몸 담았던 경험을 살릴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1986년 제21회 기술고시에 합격해 당시 상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2000년에 다우기술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기까지 15년 동안 공직생활을 했다.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서도 권 회장의 공직 경험이 높게 평가를 받았다. 

권 회장은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기 위해 기재부 등 세재당국을 설득할 때 공직에서 일하며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보였다.

그는 지난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현재 내 또래가 여러 정부 부처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나의 경쟁력”이라며 “각 부처에서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는 관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이 금융투자협회장을 맡은 지 1개월 만인 2018년 2월에 금융투자협회의 대관역량을 높이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는 점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포석일 수 있다.

권 회장은 당시 자산관리(WM)서비스본부에 있던 세제지원부를 정책지원본부로 옮기는 등 정책지원본부를 확대 개편했다.

증권거래세 축소 및 폐지 논의는 1월3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으로 크게 탄력을 받고 있다.

홍 부총리은 “증권거래세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일부 동의하며 실무진들의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며 “증시 활성화를 위해 증권거래세 인하 등도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고 금융위원장과 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기획재정부가 세수 확보에 어려움이 있게 된다는 이유로 증권거래세 폐지를 반대해 왔지만 이제는 가장 큰 걸림돌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기획재정부가 7월에 발표하는 세법 개정안에 증권거래세법을 포함하기 위해 설 연휴가 지나면 곧바로 구체적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가 금융투자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만큼 세제개편이 논의되는 과정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세재개편이 주식시장을 포함한 자본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 부처, 정치권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