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올레핀 계열 제품 위주로 석유화학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부문의 주력제품 파라자일렌의 공급과잉 가능성이 확실해지자 파라자일렌 의존도를 낮춰 석유화학부문의 수익성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 석유화학사업 외연 넓혀 수익성 유지 발빠른 움직임

▲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


29일 에쓰오일 관계자는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의 가동률은 현재 70% 수준”이라며 “가동율을 차차 끌어올려 석유화학사업에서 올레핀 계열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8일 에쓰오일은 2018년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도 이와 같은 뜻을 밝혔다.

에쓰오일이 올레핀 계열 제품의 생산을 늘리려는 것은 파라자일렌이 공급과잉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중국리서치팀의 2018년 12월 조사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 중국에서 약 2360만 톤의 파라자일렌 생산설비 증설이 완료될 것으로 파악됐다.

2017년 글로벌 파라자일렌 수요가 4천만 톤가량이었음을 감안하면 굉장히 큰 규모의 증설이 진행되는 것이다. 수익성 악화가 불을 보듯 뻔하다.

에쓰오일은 2018년 3분기 기준으로 파라자일렌이 전체 석유화학제품 영업이익의 71%, 올레핀 계열 제품이 8%를 차지했다. 파라자일렌의 수익성이 악화하면 전체 영업이익의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 기간에 에쓰오일의 석유화학사업이 영업이익이 1021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파라자일렌이 725억 원, 올레핀 계열 제품이 83억 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인 셈이다.

그러나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를 100% 가동하게 되면 파라자일렌 비중을 46%까지 낮추고 올레핀 계열 제품 비중을 37%까지 늘릴 수 있다. 파라자일렌의 영업이익이 479억 원으로 줄고 올레핀 계열 제품의 영업이익이 385억 원까지 늘어나는 것이다.

올레핀은 천연가스나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불포화탄화수소 제품을 한데 이르는 말로 에틸렌과 프로필렌이 대표적 올레핀 계열 제품이다.

에쓰오일은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를 통해 폴리프로필렌과 프로필렌옥사이드를 생산할 수 있는데 두 제품의 생산량을 더욱 늘리겠다는 것이다.

에쓰오일은 정유사업을 통해 올레핀 계열 제품의 원재료 나프타를 직접 생산할 수 있어 두 제품을 생산하는데 원재료 수급의 부담이 없다. 나프타를 사들여 올레핀계열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들보다 더 큰 수익성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게다가 두 제품은 글로벌 수요 전망이 밝아 안정적으로 에쓰오일의 수익에 기여할 가능성도 높다.

프로필렌옥사이드는 자동차 내장재로 쓰이는 폴리우레탄의 원료로 수요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는 SKC만이 프로필렌옥사이드를 생산하고 있어 시장 진입도 수월한 편이다.

폴리프로필렌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하나로 꼽히며 최근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차량의 무게를 줄이기 위한 자동차 내외장재로 각광받고 있다. 에쓰오일은 수요가 늘면서 수익성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석유화학시장 조사기관 플래츠(Platts)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폴리프로필렌의 평균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는 톤당 559 달러로 3개월 전보다 29달러 늘었다.

에쓰오일이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에서 40만5천 톤의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폴리프로필렌 수익이 3개월 전보다 130억 늘어나는 셈이다.

에쓰오일은 에틸렌까지 올레핀 계열 제품 생산의 폭을 넓히려 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2023년까지 5조 원을 투입해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를 추가로 짓는 계획을 세우고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설비를 통해 연 150만 톤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다.

에틸렌도 프로필렌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나프타를 원재료로 만드는 제품이다. 따라서 에쓰오일은 에틸렌을 생산하기 위한 원재료 수급 부담이 없고 수익성도 극대화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