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가 인수합병을 통한 공격적 투자로 몸집을 불리자 화장품업계에서 우려하는 시선도 늘고 있다.
 
25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가 영업적자를 내면서도 1천억 원 규모로 화장품회사 2곳의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것을 놓고 과감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샤'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인수합병으로 몸집 불리기 괜찮나

▲ 이세훈 에이블씨엔씨 대표이사.


에이블씨엔씨는 화장품 수입유통회사 제아H&B와 더마코스메틱 화장품회사 GM홀딩스를 2월28일 인수하기로 했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돼지코팩으로 유명한 ‘미팩토리’ 인수한지 채 석 달도 안돼 이뤄지는 것이다.   

에이블씨엔씨는 로드숍화장품 브랜드 '미샤'와 '어퓨'를 운영하고 있다. 로드숍화장품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어서 회사 규모에 비해 인수금액이 크다. 

에이블씨엔씨는 애초 2017년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1089억 원 규모의 자금을 국내 614곳의 점포 리뉴얼 등 시설투자를 하기로 했으나 이 자금을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데 쓰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앞으로 인수합병은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며 "투자할 여력이 있는 만큼 에이블씨엔씨의 성장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제품군을 늘려 종합 화장품 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에이블씨엔씨의 규모에 비춰봤을 때 큰 규모의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무리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이블씨엔씨는 2017년부터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 논란으로 중국 정부의 통관 규제가 강화됐을 뿐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의 이유로 지난해 3분기 적자를 보는 등 실적이 악화했다. 

중국 로드숍화장품시장에서 현지 화장품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점도 에이블씨엔씨의 실적악화에 한몫했던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로드숍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2006년 중국에 진출했다. 현재 중국 현지에 200곳의 매장뿐 아니라 3천 개의 헬스앤뷰티숍(H&B)에도 입점해 있다. 징동닷컴과 티몰 등 중국 현지 온라인쇼핑몰에도 들어가 있다.

하지만 중국 현지 화장품회사들이 온라인판매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중저가 화장품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 중국 중저가화장품 시장을 놓고 “현지 중저가화장품 브랜드인 ‘상하이 Chicmax’와 상하이자화 등은 최근 5년 동안 빠르게 성장해 중저가 화장품시장을 장악했다”며 “올해도 이런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바라봤다.

시장 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중국 화장품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상위 10개 브랜드에 상하이 Chicmax와 Jala, 상하이바이췌링이 포함됐다. 이들은 2013년 조사에서는 점유율이 낮았거나 10위권에 들지도 못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현재 수익성도 높이는 일”이라며 “투자할 여력은 뒷받침돼 있을 뿐 아니라 인수한 회사들은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이라고 말했다.

에이블씨엔씨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제아H&B와 GM홀딩스 지분을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에이블씨엔씨는 두 회사의 지분 60%를 각각 552억 원과 400억 원에 취득한다. 나머지 지분 40%는 제아H&B와 GM홀딩스의 향후 성과에 따라 정해진 시점에 지급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