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한경희, 유튜브 동영상으로 한경희생활과학 재기 안간힘

▲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이사가 23일 '한경희TV'를 개국했다.<'한경희TV'유튜브 화면 갈무리>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이사가 기업과 제품을 알리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 붙였다.

한 대표는 ‘1세대 여성벤처 신화’로 불리기도 했는데 최근 유튜브 채널 운영을 시작해 ‘이름값’을 활용한 마케팅 효과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23일 한 대표는 유튜브에 ‘한경희TV’를 개국하며 ‘한경희 대표가 알려주는 미친 인맥 솔루션’과 ‘에어프라이어로 파티요리 웰빙 치킨윙 만들기, 얼마나 쉽게요?’라는 영상을 새로 올렸다. 

첫 번째 영상에서는 “명함을 받으면 전화번호를 저장해 생일 때 축하 문자를 보내라”는 등 인맥관리와 관련한 조언을 전했다. 한 대표를 롤모델로 삼은 시청자들을 겨냥해 창업신화를 이끈 노하우를 알려준 셈이다.

두 번째 영상에서는 한 대표가 직접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한경희생활과학의 제품 ‘한경희 에어프라이어’를 간접적으로 홍보했다.

한경희생활과학 관계자는 “한 대표가 평소 알리고 싶었던 정보를 영상 콘텐츠로 공개할 것”이라며 “제품 마케팅 창구로 활용할 계획도 세워뒀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마케팅의 전면에 직접 나선 이유는 회사의 어려운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한경희생활과학은 경영 악화로 2017년 2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1년 뒤인 2018년 3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났지만 이후 출시하는 제품들이 흥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8년 하반기 친환경 세제와 청소포 방문판매 사업, LED마스크 등 사업에 진출을 시도했지만 지금은 모두 중단됐다.

한 대표가 사업 초기에 스팀 청소기를 1천만 대나 팔고 2010년에는 매출을 1천억 원까지 거둔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경희TV가 흥행에 성공하면 앞으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사업의 홍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희생활과학은 주력사업이었던 가전제품에서 스마트홈과 인테리어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스팀 청소기 판매에 TV홈쇼핑이 큰 몫을 했던 점도 한 대표가 유튜브에 발을 들이는 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여느 기업인과 달리 한 대표는 예전부터 언론에 적극 모습을 드러냈다.

‘청소 안 하는 여자’와 ‘너무 늦은 시작이란 없다’ 등 책을 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믿었던 사람에게 속은 경험담을 담은 ‘사기백과사전’을 펴낼 준비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주력제품의 이름 앞에 ‘한경희’를 붙여왔다. 한경희생활과학 사이트를 보면 ‘한경희 대용량 에어프라이어’, ‘한경희ME공기청정기’, ‘한경희 무선 물걸레 청소기’ 등이 판매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화장품사업에 진출했을 때도 계열사 이름을 ‘한경희뷰티’로 정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15일 브랜드를 한 대표의 성인 ‘HAAN’으로 통일했다.

한 대표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뒤 1986년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근무했다.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고 1998년 한국에 돌아와 교육부 사무관으로 일했다.

퇴근 뒤 청소를 하던 한 대표는 주부로서 경험을 활용해 가전제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 대표가 내놓은 스팀 청소기는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했고 한경희생활과학은 연 매출 1천억 원을 내는 회사로 성장했다.

한 대표는 벤처기업협회 부회장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창조경제분과 위원,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대표로도 활동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